세상의 수집 문화 : 아트토이의 대중화를 이끌다, 메디콤토이

2024.04.29 15:13:05

장성진

와이스 오퍼레이터

저는 수집가들을 위한 라이브 플랫폼 : 와이스의 오퍼레이터로서 수집가들의 문화와 그 문화를 향유하는 한국의 다양한 수집가 커뮤니티와의 소통으로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수집가 문화를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스포츠 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소개될 수집 문화는 일본의 메디콤토이사입니다.

많은 사람이 피규어라고 하면 주로 북미에서 제작된 인간 형상의 초 실사 피규어를 떠올리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일본의 유명한 피규어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1996년 타츠히코 아카시에 의해 설립된 일본의 메디콤토이(MEDICOM TOY)입니다.

단순 사무직이었던 타츠히코 아카시는 평소 자주 들르던 하라주쿠 미제 장난감 가게에 영감을 받아 도쿄 에비수 지역에 자그마한 사무실을 얻어 메디콤토이를 설립했습니다. 당시 일본의 장난감은 전대물이 대부분이었지만 메디콤토이의 등장으로 일본은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 자국의 문화자산들을 활용한 피규어들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북미의 피규어 제작사들은 실사 피규어 제작에 주력했지만, 일본의 메디콤토이는 루팡 3세, 카우보이 비밥, 죠죠등의 애니메이션 피규어를 제작하며 인기를 끌게 됩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피규어로는 아쉬웠던 메디콤토이는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됩니다.

2000년대 초, 타츠히코 아카시는 전 레고 디자이너와 함께 미니피규어 형상과 유사한 큐브릭이라는 제품을 발표합니다. 큐브릭이라는 제품명은 최고의 감독으로 손꼽히는 스탠리 큐브릭을 기리기 위함도 있지만 동시에 숫자 9를 표현하는 Kyu(큐)와 레고 부품의 대명사인 Brick(브릭)의 합성어로도 표현되는데 실제로 큐브릭은 머리, 몸통, 팔 두 쌍, 손 두 쌍, 골반, 다리 두 쌍으로 총 9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큐브릭은 다양한 영화, 애니메이션 그리고 패션 브랜드까지 다양한 묘사와 형태를 작은 비율의 피규어에 표현하였으며, 지금까지 수천 가지의 큐브릭 제품이 발매되었습니다. 같은 비율을 100%, 400%, 1000%로 사이즈를 나눈 것이 특징이며 기간 한정 발매를 원칙으로 하기에 한 번 발매된 상품은 두 번 다시 발매되지 않아 모든 상품이 한정판입니다. 또한 100%의 상품은 시대를 앞선 블라인드 박스, 즉 뽑기 형식으로 발매가 되어 수집가들의 흥미를 끌게 되었고 실제로 현재까지 해당 방식의 발매는 모든 소형 피규어의 기본 발매 형식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큐브릭의 뜨거운 인기도 잠시, 베어브릭의 등장으로 메디콤토이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큐브릭을 응용한 곰의 머리와 사람의 몸 형상으로 제작하여 무료로 배포되던 베어브릭은 2001년 도쿄 세계 캐릭터 컨벤션에서 정식 출시하였고 큐브릭에서 보완한 더욱 견고하고 귀여운 형상으로 컬트적 인기를 얻게되어 가뿐히 큐브릭을 앞지르게 되었고 그 인기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년 발매 일자를 알 수 없는 두 개의 시리즈, 장르를 가리지 않는 협업 제품, 한가지 실루엣으로 표현되는 수천 개의 다양한 베어브릭들은 수집가들을 열광하게 만들었고 현재는 피규어를 넘어 말 그대로 아트토이의 반열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메디콤토이는 제작 뿐만 아니라 마케팅에도 능하여 수집가들이 열광하는 브랜드가 되었으며 누구나 약 1만 원만 있다면 손쉽게 베어브릭을 손에 넣을 수 있는 피규어계의 스타터 바이블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수집 문화는 이렇듯 역사를 알아야 더욱 스스로 가치를 매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더 특별한 수집품 소개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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