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길을 묻는다 제1회 대한민국 시인상 대상작. 한이나 시인 직지심경直指心經은 오래된 유적 마음의 길이다 청주 나들목에서 강서동 반송교까지 플라다너스 가로수길 고향을 내달릴 때 가벼운 마음이 한 걸음이다 철당간을 지나 무심천 건너 구부러진 골목과 산책로를 휘돌아 가면 고려의 직지에 닿을까, 흥덕사에서 찍어낸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본 칠백 년의 숨결을 맡을 수 있을까 글자의 마음 心에 닿을 수 있을지 길속의 길을 찾는다 고인쇄박물관에 와서, 복원된 직지에게 세상의 길을 묻다 종이를, 쇠와불을, 먹을 다루던 조상의 엄한 손길 글자 한 자 틀릴 때마다 마음 졸이며 혹독했을 정신의 치열함을 읽는다 누대로 전해진 어둠 속 불빛 심법心法을 만난다 사람의 마음을 맑고 바르게 보면 얻어질 마음공부를 되뇌이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훤하다 직지의 슬픔과 자랑이 무심천 가득히 윤슬로 반짝인다
이 가을 정진헌 건국대학교 교수 이 가을, 학교 연구실을 벗어나 천태산 자락 고향에 가서 농사라도 짓고 싶다 따스한 가을 햇살에 얼굴이라도 검게 그을리며 아버지처럼 굽은 허리라도 펴며 소주 한잔에 흙의 시름을 달래주고 싶다 따분한 책은 잠시 접어두고 나팔꽃과 한가로움을 말아 엮으며 가을바람의 쓸쓸함을 사랑이고 싶다 허수아비처럼 겸손한 옷이라도 입고 풀밭에 누워 고추잠자리와 낮잠을 청하며 붉게 익은 대추의 단꿈을 꾸고 싶다 비록 매달 받는 월급이 아닌 기다림에 쫓기는 가난한 삶이지만 한 해의 가치를 평가 받는 농부의 삶처럼, 그렇게 내가 태어나 자라온 고향에서 석양을 가슴에 안고 하루를 접고 싶다
상사화.1 안광석 충북도시인협회장 분홍빛 첫사랑 잊지 못해서 빠알간 눈망울로 망부석 되어 온갖 풍파 견디면서 머리를 쳐들고 행여나 님 오실까 두리번거리고 있네
너 와 나 김민정 충북시인협회 너의 따스한 눈빛 주머니에 담아 나 춥고 외로울 때 그 빛을 꺼내 쬐리 너의 부드러운 목소리 유리병에 담아 나 화나고 갈등 할 때 따뜻한 위로 받으리 너와 나의 달콤한 추억 서랍 속에 담아 나 고독하고 쓸쓸할 때 꺼내보며 미소 지으리 너는 드넓은 초원 그 위에 마음껏 선 그으며 마음껏 색칠하며 내 마음을 모두 보여주리 너에게만 보여주는 내 마음 소중한 날에 나는 너의 심장으로 남으리
가을 노래 권오중 전 증평문인협회장 가을이 커다란 붓을 들고 스윽 슥 수채화를 그린다 단풍잎에 빠알간 사랑을 은행잎에 노오란 웃음을 억새꽃에 하얀 마음을 그려놓곤 갈바람에 흥겹게 노래한다
고양이의 말 서용례 충북시인협회 감나무가 그늘을 채워가는 오후 고양이가 감나무를 오래 올려다본 주술의 시간은 하늘빛이다 전설같은 사랑은 흩어지고 고양이가 담장아래 사람들이 일용할 양식을 야옹야옹 잘게 먹는다 삶의 방식이 다른 다른 고양이는 주어진 것을 절대 타인에게 주지 않는다 감나무 뿌리 끝에서 심줄을 타고오르는 흙들이 야옹야옹 불확실한 사랑은 언제 끝날지 모를 일 감나무는 무성한 잎만 늘어만 가는데 고양이의 말은 담장에 내려앉지 못한 채 야옹 야옹 야옹
바람의 언덕 정남 충북시인협회 그래 가끔은 흔들리고 싶은 날 왜 그러느냐고 정신 차리라고 모든게 그리 호락호락한 것 아니라고 그래 소유했던 모든 것 앞에 놓고 소유와 비움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을때 바람의 언덕이 필요해 눈 깜짝할 새 생각을 털어내 미련 접는법을 깨닫게 하는 그 후련함에 길들여진다면 한결 홀가분하게 날개짓 할 수 있을테니
필망(必望) 박찬승 충북시인협회 평생에 이런 시 한편 써두고 의미있는 마침표 하나 찍은 후 후회 없는 붓을 놓고 싶다 나의 감성과 필력을 남김없이 다 쏟아 부어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헤이고 심장으로 느끼고 영혼으로 품은 것들 지난 인생여정 남김없이 다 녹인 적절하게 함축된 시어로 골라 꿰어 고이 엮은 보석 항아리 하나 저승 가는 길섶에 두고 후회 없는 마침표 점 딱 찍어두고 오랫동안 정든 붓을 미련도 없이 놓고 싶다
도공 일기(陶工日記) 大所 최진섭 충북시인협회 세상 때 절은 육신 수 천 년을 묻었다가 가마 궁 깊숙한 곳 면벽(面壁)인 양 천금을 새겨 초록 잎 이슬을 태워 해와 달을 삼켰다. 손끝에 맞닿으면 와르르 무너질까 산고(産苦)의 넋을 토해 한 점 삼매(三味) 빚어놓고 산수유 빛으로 태어나 꽃단풍이 되었다. 견디다 견디다 못해 하늘에 혼 강물에 꿈 수줍어 미소 진 태깔 아로새긴 물 무늬 아자(亞字)창 달빛 스미듯 담겨오는 님의 소리
직녀의 눈물 안창남 충북시인협회 밤새 쓰린 바람 불고 갔다 힌흰구름 먹구름 셀 수 없이 다녀가고 밤은 그렇게 하얗토록 길었다 민둥산 풀이나고 그 풀들자라 울창한 나무 숲되고 그 그늘밑에 꿩이 알낳아 또 꿩이되도록 세월 찐하게 흘렀다 온세상 녹빛이 힌빛되고 흑빛되어도 변치않은 사랑앓이에 직녀 눈물 흐른다 모랫바람 찬바람 회오리 바람들 모여 눈물 하얀 눈이 되어 당신 가슴으로 내린다
[충북일보] 충북지역 외국인 유학생들의 지역 내 기업 취업과 정주를 돕기 위한 '외국인 유학생 취업박람회'가 31일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개최됐다. 교육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충북도가 주최하고 충북대, 한국연구재단,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주관한 이번 박람회에는 외국인 유학생 500여 명이 방문했다. 박람회에는 지역특화형 비자(F-2-R), 전문인력 비자(E-7) 발급이 가능한 △전자, 반도체·기계(현대엘리베이터㈜ 등 16개사)△식품·건강(㈜팜토리 등 10개사) △의약·의료장비(㈜휴온스 등 3개사) △화장품·뷰티(㈜뷰티화장품 등 5개사) △서비스업(㈜체인익스빌 등 2개사) △기타 제조업 (㈜금진 등 10개사) 분야 46개 지역 기업이 참가했다. 유학생들의 지역 기업 상담, 취업 면접 등이 이뤄졌다. 충북경찰청, 충북경제자유구역청, 청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유관기관은 외국인 유학생의 생활·취업·정주 등에 필요한 정보와 지원 사업을 안내했다. 구직 중인 유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이력서 컨설팅 부스, 증명사진 촬영 부스도 운영됐다. 외국인 유학생 취업박람회는 교육부와 중기부가 협업해 외국인 유학생들의 지역 내 기업 취업과
[충북일보] 지난해 겨울 청주시가 운영했던 눈썰매장에서 시설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10여명의 시민들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시가 올해도 눈썰매장 운영을 추진하고 있어 시민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는 동계방학 기간 시민들의 신체·정신적 건강 증진을 위해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눈썰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사고 이후 1년만에 곧바로 눈썰매장을 여는 것을 바라보는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심지어 당시 눈썰매장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외주업체 관계자들과 담당 공무원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민선 8기 청주시가 '꿀잼청주'를 기치로 삼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지만 이번 사업은 무리한 사업 추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우선 시는 다음달 대행사 선정을 진행한 뒤 용역을 거쳐 12월 21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눈썰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장소는 생명누리공원으로 정해졌고, 이곳에는 눈썰매장과 눈놀이동산, 편의시설 등이 조성된다. 이 사업에는 모두 2억9천8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무리한 사업 추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 시는 올해에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둬 아무런 사고가 없도록 만전을
[충북일보] 충북도가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중부고속도로 확장 등 도내 내륙지역 교통 인프라 구축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고속도로 건설과 확장을 통해 다른 지역과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낙후됐거나 인구감소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다. 30일 도에 따르면 중부내륙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교통망 완성을 위해 중부고속도로 확장, 충북 동부축 고속도로 건설, 제천~영월 고속도로 건설 등을 추진한다. 먼저 '중부고속도로 전구간 확장'은 청주 남이와 경기도 이천 호법을 잇는 구간(78.5㎞)의 4차로를 6차로로 넓히는 사업이다. 구간별로는 남이~서청주, 서청주~증평, 증평~호법이다. 이 중 서청주와 증평 구간은 실시설계 중이다. 나머지 구간은 2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2021~2025년)에 반영된 만큼 추진 가능성이 크다. 증평~호법 구간은 사전타당성조사 시행, 남이~서청주 구간은 반영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도는 이 도로의 교통량이 계속 늘어 서둘러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 물동량과 대형 화물차 증가로 차량 지·정체 등 교통 혼잡비용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도내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저발전 지역이자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충북일보] "충북에 자리잡은 지 27년입니다. 이젠 충북의 발전을 위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오스바이오㈜는 2018년 농업회사법인으로 설립돼 지난 7월 오스바이오 주식회사로 법인 상호명을 변경했다. 농업과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기술 개발과 특허로 코스메슈티컬 시장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기업이다. 오스바이오㈜는 '의미(醫美 : Health & Beauty)'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건강한 먹거리와 메디컬 푸드 식품, 뷰티 관련 사업을 주력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이일호(50) 오스바이오㈜ 대표이사는 "그간 사업을 운영하며 지역의 브랜드 컨설팅이나 기획에 많은 참여를 해왔다"며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오로지 우리가 갖고 있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스바이오'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오스바이오㈜는 미나리, 개똥쑥, 싸리나무, 미선나무 등 다양한 천연물 소재를 활용한 화장품, 식품, 의약품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독자 연구소를 갖고 있고, 회사 투자의 중심은 연구쪽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최근 오스바이오가 주력하고 있는 품목은 '비린내를 제거한 생선'과 '대나무 쌀을 활용한 효소 숙성으로 만든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