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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세종시민들…설명회에서 "세종보 철거 반대" 81%

국민 2천명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반대가 7%p 이상 높아
시민 최대 관심사 '강물 조망권'은 인정하지 않는 환경부
강 바닥 말랐는데 보 입구에는 '낚시·물놀이 금지' 현수막

  • 웹출고시간2019.03.24 13:42:04
  • 최종수정2019.03.24 16:22:06

지난 2011년 9월 24일 세종보가 준공될 당시의 보 상류 모습. 첫마을아파트 앞 물이 많이 고인 금강에서는 수상레포츠 활동도 활발했다. 하지만 보 해체 방안을 발표한 환경부는 아파트 '조망권' 등 보로 인해 발생하는 강물의 경관가치는 시민들이 누리는 편익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 최준호기자
[충북일보=세종] 지난달 22일 금강 세종보(洑) 해체 방안을 제시한 환경부가 22일(금) 오후 2시부터 세종시 대평동주민센터 시청각실에서 주민 설명회를 열었다.

지난 19일 인근 한솔동주민센터에 이어 세종시에서 연 두 번째 자리였다.

이날 설명회는 보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등이 참석하기 어려운 평일 낮 시간에 좌석이 100여개 밖에 안 되는 좁은 공간에서 열렸기 때문에 당초부터 '요식행위'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방청객이 자리를 모두 메운 가운데 10분간의 설명에 이어 1시간 50분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참가자 16명 중 13명(81.3%)이 해체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지난 3월 22일 세종보 바로 아래에서 윗쪽으로 바로보고 찍은 사진. 작년 2월부터 보 수문이 전면 개방되면서 강 바닥이 훤히 드러나 있다.

ⓒ 최준호기자
◇ "보 해체 섣불리 추진하다 감방 가고 배상할 수도 있어"

환경부는 해체 방안 발표 당시 보도자료에서는 밝히지 않았던 설문조사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리서치&리서치'에 의뢰,국민 2천명(세종보 인근 100명 포함)을 대상으로 작년 12월 전화로 조사했더니 '보의 필요성'에 대해 44.3%가 찬성,26.9%가 반대했고, 나머지 18.8%는 응답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표본오차(±9.8%) 범위 이내이기는 하지만, 보 해체에 반대하는 사람이 찬성하는 비율보다 7.4%p 높은 셈이다.

그런데도 환경부는 △도시지역에 있는 세종보는 농업용으로 이용되지 않는 데다 △해체되더라도 물 이용에 어려움이 없는 반면 △해체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수질·생태 개선이나 유지관리 비용 절감 등에 따른 편익이 더 큰 만큼 '철거하는 게 합리적 처리 방안'이라고 밝혔다.

환경부가 22일 오후 2시부터 세종시 대평동주민센터에서 연 세종보 해체 방안 관련 주민 설명회에서는 질의·응답 참가자 16명 중 13명(81.3%)이 해체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 최준호기자
그러나 한만석(세종시 금남면) 씨는 "내가 수십년 간 세종보 주변에서 살아 왔는데 '보가 있으면 악이고. 없으면 자연보호라는 것은 치졸하기 짝이 없는 주장"이라며 "(보 해체를) 섣불리 추진하다 감방에 가고 배상을 할 수도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환경부는 "보를 해체하면 순기능 외에 역기능도 있는 만큼 성급히 추진하지는 않겠다"고 답변했다.

A씨는 "강물이 흘러야 한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그렇다면 대청댐이나 금강하구둑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 방청객들에게서 큰 박수를 받았다.

또 B씨는 "런던·파리 등 외국 주요 대도시 강이나 서울 한강에도 보가 설치돼 있지만 운영이 잘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부는 "대청댐은 경제적 타당성이 낮기 때문에 해체할 수 없다"며 "세종에는 호수공원 등에 물이 많은 데다, 금강은 외국의 강들과는 여건이 다르다"고 답변했다.

지난 22일 세종보 입구 모습. 보 수문 개방으로 강 바닥이 드러나면서 물고기가 사라졌는데도 '낚시 및 물놀이 금지 구역(보 상·하류 1㎞)'이란 제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최준호기자
◇경관가치 하락 우려엔 "물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

일부 방청객은 "세종보가 해체되면 상류에 건설 중인 보행교의 수위가 낮아져 경관이 저해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환경부는 "(보 상류 1㎞ 지점에 있는) 금남교의 교각 보호용으로 쌓은 돌들이 실제 보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위는 거의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특히 대다수 세종시민은 보가 해체돼 수위가 낮아지면 보 상류 지역 아파트들의 '강물 조망권(眺望權)' 등 경관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수면이 넓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반드시 많다고 할 수 없이 깨문에 경관가치는 이번 평가 항목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며 "감사원 감사에서도 4대강 사업 이후 친수(親水)시설이 늘었지만 방문객 변화는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세종보 동쪽 끝 어도(魚道·물고기길) 모습. 더러운 물이 고여있던 이곳에는 최근 물을 끌어올려 청소를 한 듯 흙탕물이 흐르고 양수기(揚水機) 1대가 놓여 있었다.

ⓒ 최준호기자
결론적으로 이명박 정부 당시 국토교통부가 2천여억 원을 들여 세종시내에서 벌인 '금강 살리기 사업'은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똑같은 금강변 아파트라도 펜트하우스(꼭대기층) 등 강물이 보이는 집과 보이지 않는 집은 가격 차이가 최소 수천만 원에 달한다.

또 세종보 설치를 통해 물을 가두는 것을 바탕으로 마리나(8개)·자전거도로·수변공원·자연학습장·전망데크 등을 등을 만든 뒤 방문객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기자는 이날 설명회장에 이어 인근 세종보 현장도 취재했다.

세종보가 해체돼 금강 수위가 낮아지면 영향을 받게 될 세종시내 금강과 인근 지역 주요 시설(빨간색 글자로 표시).

ⓒ 최준호기자
지난달 22일 방문 때와 달리 보 입구에는 '낚시 및 물놀이 금지 구역(보 상·하류 1㎞)'이란 제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에 대해 인근에서 산책을 하던 윤근식(62·세종시 한솔동) 씨는 "강 바닥이 말랐는데 무슨…"이라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더러운 물이 고여있던 보 동쪽 끝 어도(魚道·물고기길)에는 최근 물을 끌어올려 청소를 한 듯 흙탕물이 흐르고 양수기(揚水機) 1대가 놓여 있었다.

주변 나무에는 파란 잎이 돋아나고 있었다. 하지만 삭막한 모래와 자갈이 흉물스럽게 드러난 강에서는 이제 봄바람에 넘실거리던 푸른물과 함께 물고기나 새들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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