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김권남

청주시 금천동 주민센터 주무관

"한 잔(盞) 먹세 그려. 또 한 잔(盞) 먹세 그려. 꽃 꺾어 산(算) 놓고 무진무진(無盡無盡) 먹세 그려."

 송강 정철의 '장진주사(將進酒辭)'의 첫 구절이다. 현대판 건배사다. 드디어 12월이다. 우리는 연말 모임에서 자주 건배사를 듣는다. 우리는 건배사를 하며 세월의 흐름, 즉 시간에 대한 나이의 빠르기에 대해서 고개를 끄덕인다. "벌써 12월이야. 또 한 살 먹는구나. 아니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지? 세월 참 빠르지 않니?"

 시간은 10대엔 시속 10㎞, 20대엔 20㎞, 30대엔 30㎞, 40대엔 40㎞, 50대엔 50㎞, 60대엔 60㎞로 달린다. 그러고 보니 나의 시간은 40㎞로 달리고 있다.

 어린 시절에 살던 동네를 어른이 돼 찾아가 보면 거리들이 옛날에 생각했던 것보다 좁아 보인다. 골목길, 학교, 광장, 공원 등 모든 것이 옛날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버린 것 같다. 한 번이라도 오랜만에 자신이 다니던 초등학교를 찾아본 사람이라면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잠시나마 기억이라는 게 참 묘하다고 느끼게 되리라. 세월의 문제는 곧 기억의 문제다.

 어렸을 때 사람들은 주관적으로든 객관적으로든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불안감은 생생하고 기억은 강렬하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재미있고 생생한 다양한 경험들의 시간은 사람들이 거의 의식하지 못하는 일상적인 알맹이 없는 기억 속으로 섞여 들어간다. 그래서 한 해의 기억이 점점 공허해지고 붕괴해 버린다. 12월은 기억을 지운 시간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경험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러니 기억할 것도 사라지고, 시간이라는 열차는 기억이라는 정거장을 경유하지 않은 채 마구 내달릴 게 아닌가 말이다. 흔히 나이가 들면 하루하루 비슷한 일상으로 보내는 것이 지겹다고 말하는 동시에 시간이 빨리 간다고 한다. 그 이유는 기억 속에서 기억할 만한 정보가 적기 때문이다. 만약 나이가 들어도 계속 색다른 경험을 하고 집중해서 처리할 일을 많이 한다면 다르게 말할 것이다. 혹은 메모나 사진 등으로 현재에 벌어지는 일들을 정리해 나중에 기억으로 떠올릴 만한 것을 많이 갖게 된다면, 지나간 시간을 되살리기 쉽기 때문에 시간이 덧없이 빨리 지나간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리느라 세상을 너무 빠른 속도로 살아온 탓에 스스로를 돌볼 겨를도 없었고, 그래서 세월의 흔적을 다 버리고 있는 것 같은 비극적 사태를 맞이한 건 아닐까?

 뒤늦게나마 여기저기서 느리게 살기의 장점을 예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건 반가운 일이다.

 "봄·여름·가을·겨울 두루 사시(四時)를 두고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수필가 이양하의 '신록예찬'의 내용이다. 문득 12월의 시작에서 시간의 빠르기를 다시금 반추(反芻)한다.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