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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태양을 피하는 법 '夜行'

야간 도심 속 공원 인산인해
청주 문암·오창 호수공원 등
텐트 곳곳 설치 운동 즐기기도
"낮 너무 더워 밤에만 나와요"

  • 웹출고시간2018.07.22 21:00:02
  • 최종수정2018.07.22 21:00:02

21일 밤 청주 무심천 롤러스케이트장을 찾은 시민들이 음악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 신민수기자
[충북일보] 열흘 넘게 폭염이 이어진 지난 21일 밤 사람들은 무엇을 했을까.

뜨겁게 내리쬐던 태양이 모습을 감추자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시민들은 도심 속 공원으로 속속 모였다.

밤 8시가 넘은 시간, 청주 문암생태공원에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지만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바닥분수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은 지칠 줄 모르고 하늘로 치솟는 물기둥 사이를 달린다.

어른들은 공원 곳곳에 돗자리나 텐트를 펴고 이야기꽃을 피운다. 배달용 오토바이가 연신 드나들며 음식을 나르고 있다.

두 아이와 모처럼 밖으로 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현주(31)씨는 "대낮 폭염을 피해 집에만 있다 보니 답답했다"며 "저녁이 되면 더위가 다소 누그러지기 때문에 아이들과 야외활동을 하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청주에는 어린 아이들과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증평 보강천 물놀이장을 주로 간다"며 "무더위 속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야외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현재 별다른 시설이 없는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공원 내 바비큐장은 무더위를 피하고, 바캉스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하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대학교 동창들과 바비큐장을 찾은 지한나(29)씨는 "휴가를 가기 위해 함께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 이곳을 찾았다. 바비큐 파티를 하며 휴가 분위기를 내고 더위도 식히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밤 청주 문암생태공원 바닥분수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 신민수기자
밤이 깊어지자 무심천 롤러스케이트장에는 계속된 폭염으로 낮에 야외 운동을 하지 못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철봉운동과 조깅, 사이클, 롤러스케이트, 보드 등 시민들은 저마다의 종목을 즐긴다.

평소 사이클을 즐기는 이상순(53)씨는 "보통 아침과 저녁에 자전거를 타지만 더위가 너무 심해 지난주부터는 저녁에만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주 보드 동호회(CIC) 회원 십여 명도 뜨거운 햇볕을 피해 밤 시간대에 이곳을 찾았다.

양한나(32) 동호회 스텝은 "낮에는 너무 더워 최근에는 밤에 모인다"며 "여름·겨울철 뿐 아니라 눈·비가 오는 날에도 야외 운동을 할 수 없다. 날씨에 영향을 덜 받고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밤 10시가 넘었지만 아파트 단지와 인접한 오창 호수공원에는 여전히 많은 인파가 몰려 있었다.

가족과 연인, 친구와 함께 나온 시민들은 살랑거리는 밤바람을 맞으며 무더위를 이겨낸다.
반려견과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도 눈에 쉽게 띄었다.

서동석(28)씨는 "폭염 때문에 낮에는 반려견도 실내에 머무른다"며 "상대적으로 선선한 밤이 돼야 함께 밖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어느덧 시간이 밤 11시를 넘어섰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못내 아쉬운 듯 시민들의 발걸음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기온은 여전히 30도를 밑돌고 있지만 '이제는 뜨거운 땡볕만 없어도 살 것 같다'고 시민들은 입을 모은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의 투쟁(鬪爭)'. 시민들에게 오늘의 역사는 이렇게 기록되고 있다.

/ 신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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