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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과 함께하는 겨울연가 - 푸른 하늘을

함기석의 생각하는 시-21

  • 웹출고시간2016.12.01 15:32:43
  • 최종수정2016.12.01 15:32:43
김수영은 참여적 리얼리스트 시인이다. 그의 시 전반에 흐르는 큰 주제는 자유(自由)다. 그에게 자유는 사랑, 혁명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특히 4·19혁명 후 5·16쿠데타에 의한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그에게 자유는 쟁취해야할 종국적 목표가 되었다. 적(敵)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낳는 원천이 되었다. 주목되는 것은 그가 그토록 갈구했던 자유가 압제와 고통의 현실, 자기연민과 탄식의 정서에 뒤섞여 시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즉 그에게 자유는 추상적 관념이 아니라 현실적 몸이었다. 그가 자유 자체보다 자유가 실현되지 않는 사회적 상황, 정치적 상황, 역사적 상황, 가정적 상황 등을 비판적으로 성찰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는 시대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보는 것, 미성숙한 사회와 부패한 현실을 예리하게 직시(直視)하는 것이 시인의 책무라고 생각했다. 미성숙은 곧 자유의 결여를 뜻하고 그것은 이데올로기에 고착된 시대의 구습과 권위적 획일주의에서 발생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의 근대정치체제를 신랄하게 비판했고 무분별한 서구모방 세태를 풍자적으로 비꼬았다. 풍자(諷刺)와 해탈(解脫) 사이로 뚫린 길을 질주하며 그는 독재와 무지의 시대, 지식인의 허위와 속물근성을 사정없이 질타했다. 시대와의 이런 비타협적 불온성이 김수영 시의 반골미학(反骨美學)을 낳는다.

푸른 하늘을 - 김수영(金洙暎 1926~1968)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自由)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詩人)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自由)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自由)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革命)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革命)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김수영의 전위성은 그의 산문 '시여, 침을 뱉어라'에 잘 드러나 있다. 시작(詩作)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나가는 것이라 주장하면서 그는 자신의 몸속에 뿌리내린 도시 소시민의 허위의식을 신랄하게 까발린다.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 자신의 소심함과 비겁함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렇게 자신의 속물적 삶을 성찰하면서 그는 당대를 지배하던 금기와 허위를 깨뜨린다. 그에게 시작(詩作)은 자신과 언어와 현실과의 힘겹고도 치열한 삼중의 싸움이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유와 정의, 사랑과 평화, 행복을 얻기 위한 혁명에는 피와 고독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푸른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노고지리(종다리)의 비상(飛翔)이 자유로워서가 아니라 자유를 향한 비장한 몸부림임을, 역사의 변혁에는 언제나 능동적 자기희생과 투쟁적 실천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준엄한 현실 직시와 비판적 시대인식, 첨예한 도전과 끊임없는 자기갱신이 그를 영원한 청년시인으로 남게 한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詩도 詩人도 시작하는 것이다. 나도 여러분도 시작하는 것이다. 자유의 과잉을, 혼돈을 시작하는 것이다. 모기소리보다도 더 작은 목소리로 시작하는 것이다. 목소리보다도 더 작은 목소리로 아무도 하지 못할 말을 시작하는 것이다. 아무도 하지 못할 말, 그것을." 김수영이 살았던 압제의 시대처럼 지금의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 또한 자유를 향한 실천적 행동, 뚜렷한 지향점과 투쟁의식, 뜨거운 결단과 결집이다. 촛불 하나의 힘은 미약하지만 그 작은 불꽃들이 모이고 모여 두려운 횃불이 되고, 어떤 바람도 꺼트릴 수 없는 거대한 변혁의 불길이 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함기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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