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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1.21 17:37:06
  • 최종수정2016.01.22 13:02:04
[충북일보] '노쇠한 영화제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은 젊고 뜨거운 바람'

지난 2010년 63회 '칸 영화제'에서 초청작인 장철수 감독의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하 김복남)'을 처음 접한 외신들의 반응이었다. 프랑스 엔터테인먼트 잡지 '엑세시프(Excessif)'의 로만 르번은 최고 평점인 별 다섯 개를 안기며 '판타지, 고어, 슬래셔, 풍자, 범죄, 에로티시즘 등 모든 장르를 빨아들이는 파워풀한 영화'라고 극찬했다.

충북 제천이 고향인 장철수 감독(이하 '철 감독')과 김동완 교수가 만난 곳은 지난 15일, 멀리 중국 북경에서였다. '철 감독'은 북경 영화관계자들과 활발한 교류를 갖고 있었다. 김 교수도 '철 감독'의 영화 투자유치에 측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김 교수는 "'철 감독'의 영화는 이미 중국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고 그만큼 투자가치가 있다. 중국에 있는 지인들과 영화제작 투자유치를 위해 함께 뛰고 있다."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모그와 황사로 흐릴 것이라 예상했던 북경의 하늘은 일행의 방문 기간 동안 그지없이 맑고 푸른 낯빛으로 상서로운 기운을 더했다. 북경 조양구의 신대종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김 교수와 '철 감독'의 표정은 유달리 밝았다. 김 교수와 '철 감독'의 인연은 언제부터였을까.

"한 시나리오 작가에게 교수님을 소개받았다. 당시 '김복남'을 촬영하기 전, 김복남의 친구 해원 역을 맡은 황금희 씨가 자신의 이름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는데, 교수님은 처음 만난 자리에서 흔쾌히 '지성원'이란 이름으로 개명을 해줬다. 교수님은 '이름이 넘치고 강(强)하니 보다 유한 이름으로 바꿔 사주와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이름을 바꾼다고 운명이 바뀌나?"

"당시 나의 이름도 언급해 주셨다. '장철수 감독'으로 불리는 것은 좋지만, '장 감독'으로 부르는 것은 힘이 떨어진다고 하셨다. 그래서 '철 감독'이란 특별한 애칭을 고안해냈다. 사실 '김복남'을 촬영할 때 줄곧 '철 감독'으로 부르도록 했다. 촬영기간 내내 힘이 되었다. 철학적이면서도 강철 같은 인내를 가진 감독으로, 부드러움과 강함을 겸비한 감독이 되기를 희망했다.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 이후, 모든 것이 잘 됐다.(웃음)"

장철수 감독을 굳이 '철 감독'으로 부르는 이유가 명백해진다. '김복남'을 본 관객들은 '낫을 들고 살인을 결심하면서 태양을 노려보는 장면이 인상적'이라고 흔히 말한다. 알베르 까뮈의 소설 '이방인'에 등장하는 주인공 뫼르소의 살인동기가 오버랩된다. 의도된 연출이었는지 궁금했다.

"복남이 낫을 들고 살인하기 전에 태양을 쳐다본 것은 태양을 '넘을 수 없는 거대한 힘'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태양과의 기 싸움이라고 해도 좋겠다. 운명에 맞서 지지 않겠다는 다짐과 운명과의 싸움을 알리는 전조였다. 거역할 수 없는 운명과의 불사를 다짐하는 모습이었다. 당시 배우 서영희씨가 태양을 쳐다보는 장면에서 고생 많이 했다. 힘든 씬 가운데 하나였다."
2010년 9월 '김복남'이 개봉됐고, 철 감독은 그해 상복이 터졌다. 47회 대종상 영화제 신인감독상을 거머쥐었고, 이어 부천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이터나상과 작품상(장편을 )수상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13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에서 올해의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며 일거에 스타감독으로 은막을 열었다. 그리고 3년 뒤인 2013년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관객 약 700만 명을 돌파하며 '김복남'의 철학적 깊이에 이어 대중성까지 갖춘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일간에서는 첫 작품과 전혀 다른 성향의 영화여서 의외라는 반응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김복남' 이후, 주제의식이 강한 작가주의나 예술영화 쪽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 변화를 꾀하는 스타일이다. 때론 모험을 즐긴다.(웃음) 처음과는 다른 작품을 찍고 싶었다. 보통 두 작품만 찍으면 그 스타일로 굳어지고 감독의 성향이 정해진다. 그렇게 하나의 이미지에 갇히고 싶지 않았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직선이 아닌, 변화의 형태다. 운도 따랐다고 생각한다. 도전이었고, 모든 여건이 잘 맞았다. 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는 않았다. '김복남' 이후, 세 개의 작품이 좌절됐다. 이때 배우 김수현씨가 매니저를 통해 '김복남'을 보고나서 함께 영화를 찍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 배우의 가능성을 보고 반가웠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남북 분단이라는 비극적 현실을 무겁지 않게 풀어내고 싶었다."

"김수현은 이제 유명배우로 자리 잡았다. 가까이서 지켜본 배우 김수현은 어떤 스타일인가?"

"우선 캐릭터 분석 방법이 독특해서 놀랐다. 수현 군은 캐릭터의 성격을 최대한 세분화해서 그 모든 부분들이 영화의 어느 장면에서건 발현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하나의 인물 속 다양한 자아가 입체적으로 표출되게 한다. 어린 나이에 첫 주연이지만 어른스럽게 현장 분위기를 띄워줄 줄 아는 프로였다. 그만큼 힘든 성장기와 고된 단역 조연과정을 거치면서 준비가 돼 있었다는 얘기다. 운이 좋아서 혹은 천부적으로 잘나서 지금 이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다. 수현 군의 머릿속에는 다른 배우들과는 다른 지도와 나침반이 있고, 그는 그 길을 계속 묵묵히 모험하고 즐기며 가고 있는 중이다."

"다시 캐스팅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가?"

"당연히 있다. 선택권이 그에게 있다는 게 문제지만(웃음). 하지만 아시아의 넘버 원 배우가 되기 이전에도 그는 작품을 지독하게 고르고, 고집하기로 유명했다. 모두가 거절한 '해를 품은 달'을 극구 고집해 얼굴도 모르는 신인이 시청률 40%를 육박하며 '훤이 앓이' 현상을 만들어냈다. 당시 영화 '늑대소년'에 캐스팅 되어 있었지만 그 좋은 제안을 거절하면서까지 '해품달'에 매달렸다. 이후 작품에 대한 그의 선구안을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다. 결국 우리가 좋은 배우, 좋은 감독을 찾는 이유는 그들의 유명세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작품을 잘 고르기 때문이다. 곧 군대를 가는 수현 군이 제대를 할 때쯤 같이 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 기다려도 좋을 것이다."

묵묵히 인터뷰를 지켜보던 김 교수에게 장 감독이 연예인의 끼가 있는지 물었다. 김 교수는 씩 웃으며 의견을 낸다.
"감수성과 통찰력이 뛰어난 사주다. 오행으로는 보면 화(火)와 토(土)가 발달되고 육친으로는 인성과 비겁(比劫)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는 열정, 활동, 정열, 예술, 행동, 표현, 모험 등을 상징한다. 토는 관계, 적응, 끈기, 고집, 어울림, 소통 등을 의미한다. 사람들과 관계 맺고 소통시키는 재주가 엿보인다. 비겁은 감수성, 인정욕구, 섬세함, 예술성을 상징하며 인성은 연습, 연구, 인기, 인덕, 상상력과 창의력을 나타낸다. 결국 종합예술인 영화감독과 잘 맞는 특성이다. 관상에서 풍기는 '철 감독'은 부드러움과 유함, 말이 많지 않은 스타일이다. 두터운 벽안에 열정이 용암처럼 웅크리고 있다. 그것을 터트려야 삶이 환해진다.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부드러움, 감각적, 열정의 삼각관계를 연결시키는 역할이 '철 감독'이다. 관객과 소통하며 호흡하는 감독이 되기를 희망한다. '철 감독'이 갖고 있는 강력함이 에너지로 승화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철 감독'의 영화스승인 김기덕 감독은 이름에서 강력함이 드러난다. 자신만의 세상이 뚜렷하다. 반면 '철 감독'은 부드러움과 강함을 겸비하는 것이 좋다고 봤다. 사주나, 성명은 결국 삶의 균형이다. 장철수 감독의 특성을 잘 살리는 이름이 '철 감독'이다. 세 가지가 동시에 균형을 잡고 끌고 간다면 영화계에 거목으로 남을 것이다."

그의 말은 축원이었다. '철 감독'의 영화에 대한 소망은 무엇일까.

"얼마 전 찍고 싶은 영화 제목을 쭉 써봤더니 28개의 리스트가 나왔다. '이거 다 언제 찍지?'하는 고민과 함께 즐겁고, 떨렸다. 계획을 하고, 미래를 그려본다는 것은 오늘의 고단함을 이길 수 있게 해주는 비타민C같다. 현재까지 3년에 한번 찍은 나의 영화주기로 찍는다면, 84년이 걸린다. 2~300백년 살면서 하고 싶은 영화를 다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인생이란 게 영화처럼 결말에 에필로그까지 제대로 보여주는 경우는 별로 없기에 매 컷마다 다음에 바로 끊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언제 멈춰도 한편의 영화가 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다짐한다. 사랑하는 충북 도민 여러분께도, 오늘 이 시간을 가장 열심히 살아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다른 무엇이 아닌 자신과 지금의 행복을 위해, 우주 안에서 가장 고귀하고 존엄하고 유일하지만 너무나 짧고, 모래알처럼 작은 생을 위한 최대한의 예의가 아니겠는가."

/ 윤기윤 기자

장철수 감독의 관상(觀相)

'철 감독'은 원형과 네모형의 결합형태의 관상이다. 관상학에서는 원형의 얼굴을 원만형이라 칭하고 네모형의 얼굴을 근골형이라고 부른다. 원형의 얼굴은 원만한 성격에 여유롭고 적응력과 관계성이 좋은 사람이다. 네모형은 체계적이고 계획적이다. 또한 분석적이며 맡은 일을 꼼꼼하고 완벽하게 완성해간다.

얼굴 각 부위를 분석해 보면, '철 감독'은 눈썹이 긴 편이기 때문에 집안을 책임질 위치에 있다. 눈과 눈썹사이의 두툼한 부분을 전택궁이라 부르는데 '전답, 부동산'을 지칭한다. 눈썹이 그것을 감싸고 있으니 부동산이 확장될 상이다. 눈썹끝 부분이 아래로 쳐져 있으니 성격은 배려가 많고 섬세한 편이다. 그러나 눈은 초승달 모양의 봉황이나 용의 눈을 닮아 잠재된 내면에 배짱과 열정 그리고 실천적 리더십이 있어 영화현장에서는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코 부분은 양쪽 콧망울 부위를 금갑이라 해서 재물을 상징하는데 마늘 두 쪽이 매달려 있는 상이라 좋은 코 관상. 턱은 선하고 순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수염으로 보완해 힘을 불러 완벽한 관상으로 바뀌었다. 동물로는 암소와 호랑이와 사자를 섞어 놓은 형태다. 암소의 모성애와 호랑이의 꾸준함, 사자의 용맹을 동시에 갖고 있는 상(相)이다.

영화감독 장철수 프로필

-충북 제천 출생
-홍익대학교 시작디자인학과 졸업
-63회 칸영화제 초청작
-47회 대종상 영화제 신인감독상 수상
-18회 제라르메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최우수상 수상
-33회 황금촬영상 작품상 수상
-4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신인감독상 수상
-부천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후지필름 이터나상, 작품상(장편)수상.
-13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 올해의 신인 감독상
-작품 / 2006년 <천국의 에스컬레이터>, 2010년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2013년 <은밀하게 위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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