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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후보자 조부 "친일협력 아니다" 학자검증

'자수 의사' 밝혔으나 결국은 체포 당해
1910년 사면도 혼자만이 아닌 '대규모'
동료 은신처 엉뚱한 곳 지목 일경 허탕

  • 웹출고시간2014.06.11 20:49:16
  • 최종수정2014.06.11 20:49:16

3.1운동과 관련된 일본법원의 판결문으로 '피고 한봉수'(우측)와 '징역 1년에 처한다'는 내용이 보인다. 그는 1910년 사형선고 후 9년만에 두번째 옥살이를 했다.

한민구 국방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일부 언론이 '조부 한봉수 의병장, 사실은 친일 협력자'라는 식으로 잇따라 보도했다.

만약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청주 상당공원의 의병장 한봉수 동상과 중앙공원의 비 철거가 불가피해보이는 등 일련의 보도는 매우 민감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보도된 내용들은 이미 국내 사학계가 '그렇지 않다'라고 학문적 검증을 끝낸 것으로, 새로운 주장은 아니다. 충북대 박걸순(사학과) 교수의 도움말을 빌어 관련 내용을 문답식으로 살펴본다.

문: 한봉수 의병장의 자수가 곧 친일인가?

답: 그는 이미 1908년 11월 공주지방재판소에서 '강도살인사건'(의병에게 적용된 죄목임) 피의자로서 궐석재판을 통해 사형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약 2주간 노모를 모시고 서울에 은신해 있었으나, 더 이상의 피신이 어려워지자 일제와 타협을 시도하였다. 즉, 그가 자수를 청원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제 발로 걸어가 잡힌 것이 아니라, 1910년 5월 12일 충청북도 경찰부에서 파견한 형사대에 의해 피체 연행됐다.

다음 자료는 한봉수의 귀순 청원을 보는 일제의 관점을 잘 보여준다. 청주지부 검사는 한봉수를 심문하던 중 내부 경무국장에게 한봉수의 자수 청원 여부를 전보로 질의하였다. 만일 그렇다면 한봉수에게 관대한 처벌을 내리겠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내부 경무국장은 그 사실을 확인해 주면서도 그의 '범죄행위 증거가 이미 완비되어 공범자도 이미 체포되었으므로 경성에서 그를 체포 연행한 것'이라고 회신하였다. 즉, 한봉수의 자수 청원은 사실이나, 일제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으니 관대한 처분을 내릴 필요는 없다는 의미였다. 결국 한봉수는 이해 6월 29일 공주재판소 청주지부에서 27개의 활동 증거를 제시한 일제 판사에 의해 '내란죄 수범(內亂罪 首犯)'으로 교수형 판결을 받았다.

그가 자수를 청원했다는 것도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이는 이미 1996년 독립운동사 전문 학술지인 『한국독립운동사연구』 제10집(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에 게재되었고, 이를 친일행위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검증을 받은 바 있다.

생전의 한봉수 의병장

문: 문태수 은신처를 밀고했을까?

답: 한봉수가 자수를 청원하며 일제에게 자신을 사면해 주면 그 대가로 전라지역에서 활동하던 문태수(일명 문태서) 의병장의 체포에 조력하겠다고 제안한 것은 사실이다. 일제는 한봉수를 이용하여 문태수를 체포하기 위해 3월 19일부터 28일까지 한봉수를 데리고 문태수의 활동지였던 영동과 무주, 금산 일대를 수색하였으나 허탕을 쳤다.

문태수가 피체된 것은 한봉수가 피체되어 옥고를 치르고 난 1년 후인 1911년 8월이다. 따라서 한봉수의 도움과 문태서의 피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히려 한봉수는 개인적으로 가까웠던 동지 문태수의 은신처를 알면서도 일제를 엉뚱한 곳으로 안내하며 고도의 심리전술을 구사하였던 것으로 사려되고 있다.

문: 친일의 대가로 사면됐나?

답변: 만일 한봉수의 자수가 일제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그에게 사형 판결을 내릴 리 만무하다. 그는 법정투쟁을 벌여 경성공소원에 공소한 끝에 15년 유형(流刑)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그러던 1910년 8월 28일 일제가 강제 병합을 단행하며 옥중에 있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사면 조치하여 석방하였다. 이는 강제 합병에 따른 한민족의 반발을 무마하고 여론을 수습하기 위한 계책이었다. 한봉수도 이때 사면 석방되었으나, 이는 수많은 다른 독립운동가와 함께 석방된 것이었다. 따라서 마치 그가 처음부터 면소 판결을 받아 징역도 살지 않았다거나, 친일의 대가로 석방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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