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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준

충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사물 자체의 성질이나 모습'을 우리는 본질이라고 한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은 우리는 사실이라고 한다. 사실은 분간하기가 용이하다. 특히나 요즘과 같은 미디어가 발전한 시대에는 어떠한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실시간에 가깝게 공간을 초월하여 전해진다. 하여 사실을 감추기도 어렵고, 왜곡은 특히나 어렵다. 그런데, 본질은 좀처럼 알기가 어렵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가치 중 으뜸은 무엇일까· 그것은 대한민국헌법 전문이 말해주고 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임시정부의 법통의 이으며, 민주주의를 실현하며, 평화적 통일의 사명을 가지며, 정의·인도라는 규범을 따르며, 만인은 기회가 균등하며, 그 누구도 자신의 능력을 제지당함 없이 발휘할 수 있으며, 우리 삶의 번영을 기하며,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이 우리가 이 시대를 살아가며 지키고, 후세에 빛나는 유산으로 남겨주어야 할 소중한 가치들이라고 헌법은 말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헌법이 추구하고 있는 가치 중 으뜸인 민주주의가 훼손되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대선에서 정치적 의도를 갖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유포하면서 정치와 선거에 개입하였다. 여기까지가 사실의 범주이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본질이라는 것이다. 왜 국회가 나서서 국정조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시국선언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으며,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는지에 대해 고민해 볼 때이다. 그것이 이 문제와 관련한 본질이다. 단순히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가치가 훼손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것이 본질인 것이다.

승자와 패자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선거는 패배한 소수가 납득하고, 승자와 함께 국가적 통합을 기하기 위해서 절차적 정당성이 매우 중요하다. 선거에서의 절차적 정당성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절대적으로 지켜야할 우리의 가치이다. 만에 하나, 절차적 정당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면, 정권의 정통성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 우리의 역사는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3.19 혁명이 그것이다. 그만큼 국정원의 이번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접근은 엄중해야 한다.

국회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거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문제가 되는 국가정보원에 대한 조사를 수행할 것이다. 조사위원은 직접 이해관계가 있거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현저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제척하여야 할 것이다. 시시비비를 가림에 있어서 문제될 수 있는 여지는 즉각적으로 배제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간을 갖고 이 문제를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 법은 조사시한의 연장을 규정하고 있다. 법은 민주주의 편이다.

그래야 그 누구도 박근혜 정권에 대한 정통성에 대해 시비하지 못할 것이다. 두렵지 않다면, 국정조사의 전 과정은 문제의 본질을 꿰뚫을 것이며, 당당하다면, 민주주의는 바로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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