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귀농

2021.01.05 20:02:09

귀농
                          서용례
                          충북시인협회




시대에 떠밀려 도시로 간 사내
도시의 한 귀퉁이에 발 뻗고
언제나 고향 꿈꾸었다
60이 지나고 도시의 거리에서
퇴출 명령에 고향 하늘이 그리워
소주 한잔 취기로 사들인 과수원으로 돌아왔다

참으로 좋았다
하늘에 별들이 반짝이고
향긋한 풀냄새 까치소리도 높고
시원한 산골 샘에서 등목도
바라던 귀농의 일기였다

시간은 흐르고
산 까치 풀과의 싸움
돌아서면 언제나 제자리
야속한 날들이 쌓여갔다
도시에선
사다리타기도 못했던 사내
고향에선 하늘 끝까지 올라가고 싶었다

착해 빠진 그가 독해졌다
약통을 메고 산 까치를 날려 보내고
끈질긴 풀과의 전쟁
풀들이 사라지고 산 까치도 도망가고
붉은 사과가 사다리 위에 해처럼 앉아있다
앞자락에 쓰윽 닦인 사과처럼
제대로 익은 그의 웃음이 달고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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