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의 인사는 왜 실패할까

2025.05.19 16:01:28

[충북일보] 김영환 충북지사의 인사(人事)와 관련해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내부 인사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출자·출연 산하기관장 인사 때마다 잡음이 일고 있다. 결국 또 실패했다. 왜 그럴까.

*** 사전 검증 능력 부족 때문이다

지나고 나면 늘 원인이 드러나곤 했다. 문제가 있으니 설왕설래도 있는 법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는 법은 없다.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후보 내정 과정도 그랬다. 진실이 뭐든 김 지사의 사전 검증 능력 부족 탓이다.

충북도 산하기관장 인사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사퇴파문 며칠도 안 돼 또 구설이다. 인사만 하려 하면 각종 소문이 난무한다. 이번엔 충북라이즈센터다. 후임 센터장 임용 절차에 의혹이 제기됐다. 퇴직 예정인 충북도 고위직 내정설이다. 업무와 관련성이 적은 인사라는 게 주된 이유다. 한 마디로 특혜라는 얘기다.

충북라이즈센터는 지난달 24일 센터장 채용 공고를 냈다. 같은 달 28일부터 지난 7일까지 모두 6명의 지원서를 받았다. 12일 서류 심사를 거쳐 13일 3명을 선택했다. 센터는 3명을 상대로 19~23일 동안 면접 등의 절차를 거친다. 최종합격자 발표는 26일이다. 외형상으로 볼 땐 흠 잡을 수 없는 공개 모집 형식이다.

내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벌써부터 김 지사가 도청 퇴임 예정 국장(3급)을 내정했다고 바라본다. 문제는 내정자의 전문성이 라이즈센터와 별 관계가 없다는 데 있다. 라이즈센터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전담기관이다. 그런데 내정자는 농정 분야의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얼마 전엔 충북개발공사(이하 충개공)가 1급 전문계약직을 신설했다. 충북도 국장 출신 공무원 채용을 위한 위인설관(爲人設官) 논란을 낳았다. 김 지사는 이때도 구설에 휘말렸다. 결국 내외부적으로 소문이 무성했던 인사가 임명됐다. 외부평가가 사실로 입증된 셈이다. 김 지사는 민망함에 얼굴을 붉혀야 했다.

충개공도 공개 채용 형식을 빌렸다. 그러나 김 지사의 입김이 클 수밖에 없다. 직원들조차 김 지사의 적극적인 개입 사실을 대부분 안다. 김 지사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영향력의 정도를 계량하긴 어렵다. 공채 형식으로 전문위원에 채용된 인물은 도청 재직 시절 김 지사의 역점사업을 총괄했다.

앞서 언급한 사례들 모두 측근 챙기기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김 지사 스스로 억측을 낳을 소지를 만든 셈이다. 이유는 있다. 하나는 과거적 측면으로 보은을 위해서다. 나를 위해 헌신한 사람에 대한 일종의 답례에서 비롯된다. 다른 하나는 미래적 측면이다. 지금 내가 누리는 이득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다.

*** 결정의 순간에 명명백백해야

다 아는 꼼수는 모두 과이불개(過而不改)의 결과다. 공직을 마치 전리품처럼 나눠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보은이나 정실 인사는 화를 부르기 쉽다. 공감이 어려운 인사는 '인사=망사(忘死)'의 전형이다.·김 지사는 결정의 순간에 명명백백해야 한다. 그래야 지혜롭고 슬기로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인사의 요체는 두 가지다. 하나는 적재(適材)를 뽑는 일이다. 또 하나는 적소(適所) 배치다. 그 걸 알고 할 줄 알아야 탁월한 인사권자다. 그런데 김 지사의 인사에서 좀처럼 자연스러움을 찾기 어렵다. 꼼수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김 지사가 '생각의 벙커'에서 관점을 디자인한 뒤 인사를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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