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엄마 분 냄새

2025.05.13 15:56:32

엄마 분 냄새
             김춘자
             샘터시인협회


봄이 속살거리듯
거실 창을 비집고 들어와 유혹합니다
오랜만에 천변을 돌아봅니다
천변에는 오리들이 자맥질 하며
먹이사슬 한창이고
살구나무는 팝콘을
튀어놓은 듯 머리에 꽃을 이고 있어요
가끔씩 병아리 떼처럼 보이는
노란 개나리도 만개해서 웃고 있네요
버들피리 삐리리 삐리리
부는 소년을 기다리는 듯
산들거리는 버드나무도 눈에 띕니다
꽃향기는 토종벌도 유혹합니다
열심히 꽃잎을 옮겨 다니며
꿀을 모으는 토종벌
무위도식하는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을 합니다
바람이 볼을 간지럽혀요
엄마의 분 냄새가 꽃 속에서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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