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달동네

2025.05.12 19:02:46

달동네
             정순영
             부산시인협회 회장


부유富裕가 오르지 못하는 비탈언덕 동네에서는
연탄 몇 장 나눔으로 따뜻한 겨울을 지낸다는 것을
파란 하늘이 가까워 눈만 감아도 기도가 되고
여름밤 시원한 바람에 달도 별도 더욱 맑게 빛난다는 것을
아예 열린 사립문으로
이웃의 마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잡초도 제 마음대로 자라서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는 것을
가난을 더 사랑하는 낮은 마음들이 주님 앞에 엎드리니
하늘의 향기가 그윽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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