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들어 눈과 우박이 내리는 등 이상기후로 농산물의 냉해가 확대되면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1일 청주시 청원구의 한 복숭아 과수농가에서 복사꽃이 냉해를 입어 갈색으로 변해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가공식품을 비롯한 가격 상승이 줄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 하반기 물가 상승이 심상치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올해는 이상기후로 인한 과수 냉해와 대형 산불 사태까지 겹치면서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월 중순까지 눈과 우박, 황사가 겹치는 이상기후는 개화기를 맞은 과수와 작물들의 냉해를 확대시켰다.
21일 충북농협에 따르면 이달 14일부터 21일까지 접수된 도내 농작물재해보험 냉해 사고는 총 2천102건이다.
냉해가 주로 과수 분야에 집중된 만큼 사과, 복숭아 등을 주요 작물로 하는 충주시(481건)와 영동군(359건)의 피해 건수가 두드러졌다.
과수 별로는 사과 피해가 926건, 복숭아 857건, 자두 163건 등이 접수됐고, 원예시설은 27건, 밭작물은 인삼 43건 등으로 집계됐다.
과수 개화기 냉해의 경우 사과와 배는 영하 1.7도, 복숭아는 영하 1.1도 부근에서 1시간 이상 꽃눈이 저온에 노출될 경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개화기 저온에 민감한 배는 암술머리 고사 등이 발생하며 수확량 저조, 상품성 저하 등의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기준 KAMIS 농수산물 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사과(후지·10개) 가격은 2만7천300원으로 전년 대비 6.43%, 평년 대비 5.99% 각각 상승했다.
배(신고·10개)는 4만8천100원으로 전년 대비 4.92%, 평년 대비 23.24% 상승했다.
이미 몇 년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과일 가격 고공행진이 더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더욱이 올해 주요 과일 재배 면적도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생산량 감소로 인한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농업관측센터의 4월호 주요 과일 관측보를 살펴보면 2025년 사과 재배면적은 3만3천113㏊로 전년 대비 0.6%, 배는 9천241㏊로 1.9% 줄어들었다.
동기간 충청권 사과 재배면적은 5천38㏊로 전년 대비 1.8%, 배는 2천364㏊로 2.9% 각각 감소했다.
재배면적 감소는 주로 고령화에 따른 경영여건 악화와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경작 어려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더해 영남지역 사과 주산지인 의성, 안동, 청송 등이 산불피해를 입으며 향후 재배 면적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농축산식품부는 이번 산불로 사과 재배 면적 약 3천㏊가 직·간접적인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전국 사과 재배 면적(약 3만4천㏊)의 9% 수준이다.
과일 뿐만 아니라 의성 마늘, 영양 고추, 영덕 송이 등 추석 대표 농산물 주산지가 피해를 입은 것도 물가 상승을 부채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성은 연간 9천700t 규모 마늘을 생산하는 전국 최대 마늘 주산지다. 산불로 생산 시설이 대부분 전소됐으며 자두, 사과 등 과수원 160㏊, 기타 55㏊ 등 경작지 215㏊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 송이 채취량 30%를 차지하는 최대 산지인 영덕은 이번 산불로 4천㏊가량이 불에 탔다. 영양 고추, 경남 산청 곶감 등 생산지도 대부분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 성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