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안녕 질서는 누가하나

2010.09.01 16:49:05

주말이나 명절을 전후하여 우리는 고속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을 이루는 일대 장관을 늘 보아 왔다. 아예 운전을 포기하고 도로변이라도 빠져나오려 해도 비빌 틈도 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런 광경을 보고 체험할 때마다 고속도로 변에 있는 "앞차와의 거리 100미터 유지"라는 푯말이 민망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편도 2차선 도로에서 아주 느긋한 속도로 1차선을 주행하여 차량의 흐름을 방해하므로 교통체증을 일으키고 있는 밉살스런 사람도 있다. 1차선이 주행선이 아니고 추월선이라는 법규를 운전면허 소지자는 누구나 알고 있음직 하지만 막무가내 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버스전용차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질주하는 몇몇 승용차를 볼 때마다 서부영화의 '무법자'가 연기하는 장면을 연상 하면서 혀를 차게 한다. 어느 누구들 급한 사연은 없을 리 없지만 교통체증을 참으며 묵묵히 운행하고 있는 대다수의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지키고 있다.

천만 대행이도 며칠 전 온 국민의 관심거리였던 8.8개각 인사에 대한 청문회에서 밝혀진 불법인물, 부도덕한 인물들 몇 사람이 자진 사퇴했다. 만일 다수당에서 순리를 버리고 그 사람들을 재청동의하여 정부를 이끌어갈 공직자가 되었을 때, 그들이 이끄는 국정에 과연 어느 국민이 기꺼이 동의하고 따를 것인가를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가끔 우리사회는 왈(曰) 이름깨나 있는 정치, 경제, 사회 지도층의 인물 중에는 평소 법과 도덕적 행위를 경시하면서 급하게 출세를 하려다가 자신은 물론 폐가망신을 당하는 사람들로 화제를 주어 경각심을 불러주기도 한다.

꼭 자녀 교육을 위해서는 위장전입 방법뿐이 없을까· 부자가 되려면 세금을 탈루하고 불법투기를 해야 되며, 학위를 받으려면 남의 논문을 복재해야 되고, 병역을 기피하고, 일을 도모하려면 남을 험하고 거짓말을 해야 하는 방법뿐이 없을까· 그렇게 하지 않고도 훌륭한 자녀를 길려내고 부자가 되며, 한 분야에 세계적인 석학이 되어 모든 세인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행복한 삶을 구가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그들은 왜 모를까· 살면서 한번쯤은 자기 자신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 이황 퇴계선생이 안동 도산에 살고 있을 때 일이다. 집 앞에 흐르는 낙동강의 은어(銀魚)가 맛이 좋아 임금님의 진상품이어서 법으로 누구를 막론하고 잡아먹지 못하도록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국법을 알 리 없는 철부지 제자들은 강에 멱을 감으면서 은어를 잡아먹었다. 선생은 국법을 어겨서는 안 된다고 꾸짖고 체벌을 가하기도 했다. 이에 부형 한분이 선생에게 "물속에서 멱을 감다보면 물고기도 잡을 수도 있는 자연스러운 일인데, 아이들을 꾸짖는 것은 온당치 않으며 부자연스런 법을 만들어 놓은 나라가 나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항의를 했다.

이에 퇴계선생은 솔직히 수긍하면서 "그런 법은 확실히 잘못된 국법입니다. 그러나 일단 나라에서 제정한 법이니 백성된 자라면 마땅히 그 법을 지켜 나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악법(惡法)이라고 해서 지키지 않은 면, 나중에는 준법정신이 해이해 져서 좋은 법도 지키지 않게 되므로 나라의 안녕 질서를 무엇으로 유지해 나가겠습니까."라고 말을 함으로 부형은 "참으로 천금 같은 귀하 말씀이라 생각 듭니다."라고 돌아갔다는 말이 있다.

오늘에 사는 우리들은 세계경제대국으로 진입하고 있는 풍요로운 나라에 살고 있는 국민이다. 한 달 후에 세계경제 열강 지도자들이 G20정상회의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한다. 경제부강보다 더 중요한 국민의 안녕질서를 위한 준법과 도덕적 사회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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