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예술가와 지역소멸

2025.06.12 13:47:07

2창수

아티스트

예술에는 높낮이가 없다. 모든 예술활동에는 존중을 받아야 하며 예술 활동에 대해서 존경을 표한다. 그럼에도 직업으로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과 취미로 예술 활동하는 사람의 구분은 필요하다. 전문 예술가는 그런 필요성을 오래전부터 제기하였으나 민감한 문제를 동반하기 때문에 지역 예술계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못한 현실이다. 민감한 문제는 '예술 수준으로 전문이나 비전문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이며 어느 누가 답을 내리거나 판정을 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였다. 문제 해결이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축구나, 야구와 같은 스포츠에서 심판의 판정이 다소 아쉽기는 하더라도 수용가능한 대외적 환경을 제공한다. 경기 결과가 결판이 나는 일이라도, 심판 오심도 경기 일부로 치부할 만큼 결과에 대해 수긍한다. 거기에는 짧은 경기주기와 연관되어있기 때문이다. 한 번으로 모든 것이 결정 나는 것보다는 이후 재도전이 가능하기에 수긍해야 다음을 준비할 수 있다. 그러나 예술은 다음을 기약하며 순순히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예술인의 수긍은 자신이 살아왔던 삶 전체가 흔들릴 수 있을 만큼 어려운 일이다. 인정하는 순간 자신 삶이 부정될 수도 있으므로 판정을 순순히 따르는 것은 애초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문 예술가와 달리 취미 예술가는 좀 자유롭다. 남의 평가에 대해서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자존심에 상처가 나더라도 생존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으므로 수월하고 여유 있게 예술활동을 한다. 어차피 예술은 취미 활동이기 때문이다.

미술에 대한 예로, 전업미술가는 미술 창작 활동을 본업으로 삼고 생계를 유지하는 미술을 직업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를 말한다. 미술은 장벽보다는 사회 공공성이나 표현의 자유를 통해 미술 활동의 자유성을 주었고 그런 자유성은 전문 미술인, 취미 미술인 등을 구분하지 않았다. 전문 미술인과 취미 미술인을 구분할 만큼 대중은 미술적 감상 지식을 쌓기 어렵고 시대 변화에 따라 다원장르 및 다양한 미술운동으로 인해 전문, 비전문 미술인 구분은 더 어려워졌다. 노래를 부르던 유명인이 그림을 그리면 그냥 유명 화가로 대우받는 상황까지 갔다. 그래도 미술은 전문미술가와 비 전문미술가는 엄연히 존재한다. 대중이 모른다고 하더라도 전문 미술인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존재한다.

순수예술가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 실험과 연구로 결과물을 만든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셀 수 없는 시행착오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정부는 공적자금을 통해 예술활동을 지원해왔다. 자본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자본 취약의 순수예술을 살리기 위한 지원이었다. 이런 지원은 지역에 문화예술 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보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비전문 예술가들도 그들 활동을 위한 지원기금을 받고 있다. 전문예술가와 비전문예술가 간 지원 받는 금액 차이도 크지 않을 만큼 지원금 자체가 모호해지고 있다. 예술활동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범죄자가 느는 것 보다는 예술활동가가 느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비전문 예술가의 전문가 행세는 전문 예술가들이 그들 직업을 버리는 일로 나타날 것이다.

예술의 다양성을 위해서 전문, 비전문으로 예술을 나눌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문예술인을 인정 안 하고 포용성으로 모든 예술을 안으라고 한다면 하향 평준화된 지역예술계가 되며 지역민 역시 예술관람을 위해 인근 도시로 문화쇼핑을 가게 될 것이다. 군소도시 지역민 이탈의 단골 메뉴는 문화부족이 주된 이유이다. 전문예술가 활동 지원은 지역소멸을 막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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