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동시선거 계기로 거듭나야

2025.03.05 19:42:01

[충북일보] 새마을금고 이사장 전국 동시선거가 5일 치러졌다. 새마을금고법 개정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동시선거다. 전국 1천101개 금고 중 534곳이 직선으로 이사장을 선출했다. 충북에선 48곳의 새마을금고에서 이사장이 새롭게 선출됐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동시선거는 이번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따라서 그 의미가 아주 크다. 무엇보다 그들만의 리그로 진행됐던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출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회원들이 선거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 공정선거의 토대를 마련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충북의 경우 29곳에서 단일후보 선거를 치렀다. 1인 후보로 기존의 대의원에 의한 선출과 다를 바 없었다. 새마을금고의 공적인 책임을 제고하기 위해 선거 투명성을 강화한 의미가 퇴색됐다고 할 수 있다. 여전히 보완이 필요한 대목이다.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이사장선거 출마 조건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보다 많은 후보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그래야 새마을금고가 원래의 취지대로 서민을 위한 풀뿌리 금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는 대표적인 서민 상호금융기관으로 거듭났다. 회원들에게 예금과 대출 업무를 주로 하며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한때 위기설이 돌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발생하기도 했다. 다소 느슨한 관리·감독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많이 한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그동안 잦았던 횡령과 비리 등 부실경영 탓이다.

선거는 끝났다. 새마을금고는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동안 이사장 선출 과정에서 부정과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대의원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는 등 매표 행위도 있었다. 이사장 자리를 놓고 후보자 간 뒷거래도 비일비재했다. 선거 과열로 비방과 명예훼손도 벌어졌다. 공정하지 못한 자체 선거관리와 대의원 간접선거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개정 금고법은 간선제 폐단을 고치기 위해 직선제를 도입했다. 선거 관리를 선관위에 위탁하도록 했다. 과열 방지 차원에서 선거운동을 제한했다. 불법행위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충북에선 48개 금고 중 29곳에서 단독 출마했다. 어느 때보다 투명한 선거로 진행됐다. 예비후보 등록에서부터 본 선거까지 선관위의 엄격한 감시 속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다.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등록 마감 후 추첨을 통해 후보자 기호를 결정했다. 등록을 마친 후보자는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4일까지 선거운동을 벌였다. 48개 금고에 75명이 등록해 평균 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1개 투표소에서 선거가 진행됐다. 선거 방식은 조합원이 참여하는 회원직선제와 대의원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간선제(대의원제)로 나뉘어 진행됐다. 평균 자산 2천억 이상의 금고는 직선제로, 그 이하는 간선제로 실시됐다.

물론 선거제도를 변경했어도 부정 의혹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관례처럼 회원들에게 상품권을 나눠주거나 식사를 대접해 선관위에 적발되기도 했다. 제도가 아무리 좋게 바뀌어도 사람이 개선되지 않으면 헛일이다. 관행처럼 이어지는 부정과 비리를 막기 어렵다. 새마을금고는 이제 이번에 치러진 동시선거를 계기로 거듭나야 한다. 풀뿌리 금융기관에 맞는 새마을금고로 바뀌어야 한다. 그게 새마을금고에 바라는 서민들의 소망이다. 동시선거가 보내는 메시지다.

*** 오후 5시 이후 수정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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