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지인의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도 생겼다며 좋아한다. 특히 자신과 부쩍 친해진 친구 이야기를 하며 그 친구는 아주 멋있는 친구라 말한다. 멋이 있어서 너무 좋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아이에게 너는 어떤지 물어보니 스스로 멋이 별로 없다고 말한다. 어느 날, 멋진 친구와 하교 후 놀이터에서 같이 놀기로 약속을 했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는 듯 기뻐한다. 어떤 멋진 친구인지 궁금했다.
하교 후 놀이터에서 아이와 멋진 친구가 함께 노는 모습을 아이 엄마가 살펴보았다. 멋진 친구는 야무지고 씩씩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거칠게 말하는 언어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는 그 모습을 멋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자신에게 없는 난폭한 모습에 매료되어 그 친구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자신이 할 수 없는 거친 언어습관을 귀 기울여 들으며 동경하고 대리 만족을 하고 있었다.
아이 엄마는 멋진 친구의 특성을 알고 난 뒤 시간이 지나 아이에게 너는 학교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물어보았다. 자신은 수업시간에 무난하게 수업을 듣고 주어진 과제를 잘 한다고 했다. 아이 엄마는 너도 멋지다고 말해주었다.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는 모습이 거칠게 행동하는 것보다 더 멋진 것이라 다독여주었다. 아이는 그건 너무 시시하지 않은지 반문하다가도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은지 싱긋 웃는다. 아직 어려서인지 보이는 것을 전부로 여긴다. 멋에 대한 개념도 마찬가지다.
두 여인이 있었다. 한 여인은 매우 아름다운 모습으로 치장하고 다닌다. 유명브랜드의 옷과 명품 가방과 구두 등은 아름다운 외모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그러나 대화를 나누다 보니 피곤함이 몰려왔다. 상대방과의 일상적인 대화에서 본인 생각과 다르거나 조금이라도 사실과 어긋나는 부분은 예민하게 바로잡았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대화 중에 강박적으로 휴대폰 검색을 했다. 즐겁기 위해 하는 일상적인 대화가 피로로 다가왔다.
다른 한 여인은 수수하고 소박한 모습이지만 항상 상대를 배려하고 진실 되게 대한다. 어느 날 길을 건너다 갑작스레 달려오는 오토바이를 피하지 못하고 교통사고가 나고 말았다. 넘어져서 팔과 허리를 다쳤지만, 도리어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괜찮은지 물어보는 인품을 지녔다. 이 여인의 훌륭한 인품은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스스로 흐트러지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항상 아침 일찍 일어나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책을 읽는다. 책을 통해 다양한 삶을 이해하고 배우며 타인에 대한 이해심을 배웠다.
멋은 주관적인 개념이라 개인별로 상이 하게 받아들인다. 앞서 언급된 사례와 같이 자신과 다른 매력을 멋있다고 느끼는 이들도 있고, 겉모습만 보고 멋을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진정한 멋은 스스로 믿음에서 오는 당당함과 마음의 여유에서 묻어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내면적인 멋이야말로 깊은 향기를 품은 꽃과 같이 은은한 아름다움을 발산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