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복귀·해수부 이전… 세종 집값 오름세 둔화

6월 첫 주 0.07%에 그쳐 … 상승폭 갈수록 줄어
천도론 영향력 약화·해수부 부산행 속도 영향
이 대통령 지지 지역사회 불편한 심기 드러내

2025.06.08 15:17:12

세종시 신도심 전경.

ⓒ김금란기자
[충북일보] 대선 기간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에 상승하던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재명 정부가 '청와대 복귀'를 시사하면서 세종 집값 상승을 이끌던 '천도론'의 영향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이재명 대통령이 '해양수산부(해수부) 부산 이전'에 대한 속도전을 주문한 것도 시세(市勢) 확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부동산원 6월 첫째 주(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값은 0.07% 상승으로 집계됐다. 오름세는 이어갔지만 전 주(0.10%)에 이어 2주 연속 상승폭이 줄었다.

세종 아파트 가격은 5월 2주에 0.48% 상승한 뒤, 5월 3주 0.3%, 5월 4주 0.1%, 6월 1주 0.07%로 점차 오름폭이 줄었다. 이는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던 4월 4주(0.49%)의 7분의 1 수준이다.

거래량도 감소세다. 4월 1천406건에 달했던 거래량은 5월(5일 기준)에는 477건으로 66% 급감했다.

조기 대선 과정에서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으로 옮기는 이른바 '천도론'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세종 아파트값이 급상승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인 지난달 30일 대통령 집무실과 관련해 "최대한 빨리 청와대를 보수하고 그리로 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취임 후에도 용산 집무실을 임시로 사용하다 청와대로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런 마당에 해수부의 부산 이전에 속도감을 보이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던 세종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섰다.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해수부의 부산 이전이 빠르게 추진되면서 이번 대선에서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세종 지역사회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세종시에서 이 대통령의 득표율은 55.6%로, 전국 득표율 49.42%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득표율 51.91%보다 3.69%p를 더 얻었다. 또 충청권 4개 시도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 득표율은 세종시에서 가장 높았다.

'세종시 닷컴' 등 세종시 커뮤니티에서는 해수부 이전을 지적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균형이라는 이름으로 균형을 무너뜨리는 일, 해수부 이전은 재고돼야 한다"는 글을 게시하고 해수부 이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네티즌은 "(세종에)정착된 부처를 다시 옮기는데는 막대한 예산이 들고 물리적 행정력 낭비도 발생한다"며 "협업 부처(기재부, 국토부, 산업부)들과의 거리 증가로 비효율적으로 바뀌고 행정력과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역 표심을 겨냥한 정치 공약이 국가 행정체계를 흔드는 선례가 될 수 있다"며 "다른 부처 역시 정치적 판단에 따라 이곳저곳 이전을 요구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해수부 대신 감사원 오나요·' 글을 통해 "해수부 빈자리 채워야 하는데, 이왕이면 규모가 더 큰 기관으로 채웠으면 좋겠네요"라며 부처 돌려막기를 요구했다.

세종시 집값은 이전에도 선거철 단골 공약인 행정수도 이전설과 함께 등락했다.

행정수도 이전이 추진되던 문재인 정부 당시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0년 기준 누적 42.37% 상승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천도론이 물밑으로 가라앉으면서 2022년에는 -16.74%로 폭락했고, 2023년에는 -5.14%, 지난해 -6.37%로 하락을 거듭했다.

세종 /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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