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여울물

2021.01.04 19:56:08

여울물
                         손경희
                         충북시인협회




빈 고개를 훨씬 넘은 여인들의 모습에서
산 등허리 깊숙이 패인 자리에
지워지지 않으려 하는 골이
볼수록 뚜렷해진다

온몸 마디마다 생긴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자리잡은 마디를 확인하며
서러운 몸짓에 숨쉬기 조차
거부하고픈 강한 반항에
눈물이 울컥 솟구친다

아픔에 가슴 떨리고
서러움에 마음 평정을 잃고
흩어져 날리는 낙엽에
그나마 남아 있는
실낱같은 소망을 실어본다

산골짜기 맑은 물 차오르듯
웃음이 살며시 번지어 가면
동터오는 찬란한 빛
얼굴 위로
여지없이 쏟아져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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