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가을과 겨울 사이

2020.11.30 19:47:47

가을과 겨울 사이
                              안창남
                              충북시인협회




나는 네 에 서 있건만
너는 먼곳을 보고 있구나

네가 내게 올 때
이미 떠난 것을 알았지만
그동안 정들어
떠나보내기 막연하다

구름처럼 훨훨 왔다가는 너이지만
너를 의지하며 살아온 세월 앞에
나는 자꾸만 작아지는 구나

붙잡지도 못하고 달랠 수도 없는
멀어져가는 네 마음
가을바람 황량해 겨울바람 되는 구나

또 다시 봄이 되면
다시는 꽃을 사랑하지 않으리
내 마음 빼앗겨 돌아서 울지 않으리

긴 겨울 동안
슬픔에 잠긴 나를 달래고
혹독한 추위를 견뎌 내며
또 한번 성숙기를 겨울로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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