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이 정부 추가경정 예산안에서 100억 원이 감액돼 조기 추진에 적신호가 켜졌다. 충북선 열차가 청주공항역에서 출발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강원과 충청, 호남을 연결하는 고속철도망 완성을 위한 핵심 시설인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의 조기 추진에 적신호가 켜졌다.
서울과 부산을 잇는 기존 경부선과 연계해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한반도 X축 철도망 구축도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된 '2025년도 2회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에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 예산이 100억 원 감액됐다.
애초 이 사업은 올해 본예산에 199억 원이 반영됐다. 지난 4월 확정된 1회 추경에도 변동이 없었지만 이번 추경에서 사업비의 절반이 삭감됐다.
정부는 기본설계 결과 총사업비가 과다 증액되면서 이에 따른 사업 적정성 재검토가 시행되며 이월액이 누적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국가철도공단에 유보금 582억 원이 발생한 만큼 이를 우선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충북선 철도 고속화 추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8월 기본설계에 들어간 이 사업은 애초 2019년 설계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노선의 고속화와 안정성 확보를 위해 일부 구간의 직선화 등이 추가됐다.
이에 총사업비는 1조2천800억 원에서 2조원에 이를 정도로 대폭 증가해 사업 적정성 검토를 다시 받았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4년이 넘게 사업이 지연됐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의 조기 완공 추진을 지역 공약에 담았으나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이 대통령은 당시 "호남과 충주, 강원을 고속철도로 연결해 청주와 충주 간 소요시간을 20분대로 만들고, 충주를 강호축 철도망의 중심 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충북선 철도 고속화는 청주국제공항에서 제천 봉양까지 총길이 85.5㎞ 구간을 고속화하는 사업이다.
2조1천147억여 원을 투입해 44.8㎞를 신설하고 기존선 40.7㎞를 개량한다. 오는 2031년 완공이 목표다.
현재 1공구와 5공구는 기본설계가 진행 중이다. 나머지 2·3·4공구는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방식으로 이뤄지며 노반 기본설계에 들어갔다.
1공구는 청주공항~증평~음성(10.8㎞) 구간이며 5공구는 충북선과 중앙선을 직결하는 봉양 연결선(6.8㎞) 구간이다.
충북선 고속화가 완성되면 청주 오송역은 명실상부한 국가 X축 고속철도망의 중심지로 부상한다.
강릉과 목표가 2시간대 접근이 가능하다. 충북을 중심으로 전국 2시간대 생활권이 실현되는 것이다.
또 운행속도가 시속 120㎞에서 250㎞로 개선돼 청주공항에서 제천 봉양역까지 현재 1시간11분에서 41분으로 30분이 단축된다. 목포에서 제천을 거쳐 강릉까지는 6시간38분에서 4시간26분으로 빨라진다.
반면 충북 지역의 사회간접자본(SOC) 일부 사업은 증액되거나 예산이 반영돼 명암이 엇갈렸다.
평택~오송 2복선화 사업은 애초 3천500억 원에서 1천억 원이 증액됐다. 이 사업은 선로 용량이 부족한 평택~오송 구간의 용량 확충을 위해 고속철도 복선을 추가로 건설한다.
아울러 남청주현도산업단지 진입도로는 10억3천500만 원, 음성맹동인곡산단 진입도로는 13억1천100만 원, 음성용산산단 진입도로는 16억 원이 증액됐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조기 추진돼야 하는 사업인 만큼 삭감된 예산을 살릴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천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