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시작부터 장맛비가 강했다. 혹독한 신고식이었다. 특히 금요일과 토요일 사이 많이 내렸다.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충북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충북도는 이미 지난 2월부터 여름철 농업재해 종합대책을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집중호우, 폭염, 태풍 등과 같은 여름철 재해로부터 피해 예방과 최소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더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재해 취약지구 155개소에 대해 체계적인 정비를 하고 있다. 풍수해 관련 5개 분야 124개 지구에 1천737억 원을 들여 중점 정비 중이다. 최근 국지성 호우와 집중 폭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예측이 어려운 자연재해가 잦아지고 있다. 문제는 자연재해가 방재 체계 미비와 관리 부실과 결합할 때다. 불가항력으로 여겨지는 기상이변이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인재(人災)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충북도내 곳곳에서 확인된 침수 피해와 산사태는 대응 체계의 허점에서 비롯됐다. 올해 역시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고 집중 호우가 예상되고 있다.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대비가 최선이다. 장마철 피해는 단기간에 일어나는 게 아니다. 어쩌면 이미 예고된 재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북엔 특히 산악지형이 많다. 비탈면 유실, 산사태, 도로 붕괴 등 2차 피해로 인한 위험이 높다. 위험지역 사전 정밀 조사는 기본이다.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지역에 대해 실질적인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
방심은 금물이다. 이상 기후로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돌발적인 자연재해도 급증하고 있다. 피해 후 대비책을 마련하는 뒷북 처리는 그만해야 한다. 재난을 피할 수 없지만 예측은 가능하다. 예방적 노력에 따라 피해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피해를 최소화할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면 빈틈을 없앨 수 있다. 산간마을과 노후주택 밀집지역, 하천변과 계곡 인근 주거지는 더 위험하다. 장마철 침수 피해에 가장 취약하다. 충북도 등은 사전 대피 계획을 수립하고 주민에게 충분히 알려야 한다. 재해 예방의 관건은 속도와 정보다. 관련기관은 재난이 발생하기 전 주민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많은 지자체에서 재난문자와 마을 방송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층이나 외지 방문객 등 취약계층엔 여전히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대체 수단이 있어야 한다. 재해 예산 조기 집행도 중요하다. 그래야 각종 시설물에 대한 점검과 정비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될 대목이 있다. 기후 위기 시대에 재난은 반복된다. 지금도, 내일도, 모레도 발생할 수 있다. 단기적·돌발적 사고로 여겨선 안 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 맞춤형 기후 적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재해예방의 답은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 장마철엔 단기간에 쏟아 붓는 폭우 피해가 속출하기 마련이다. 관리부실과 허술한 방제시스템이 결합하면 대형 인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장마철 피해는 단기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이 이미 예고된 재난이다. 먼저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지역에 대한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 재해 발생 시 초기 대응 체계가 매뉴얼대로 작동하는지 사전 점검해야 한다. 반복되는 재난이라고 불가항력으로 여겨선 안 된다. 답은 늘 현장에 있다. 현장점검이 곧 재해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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