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과 이란 의회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물가 상승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관련기사 5면>
충북 소비자물가는 지난 5월 전년 대비 1.8% 상승하며 1%대 안정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번 중동발 충격으로 국제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 우려가 높아지면서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이로인해 한동안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내려갔던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지수도 상승전환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함께 수입산 원재료 가격이 영향을 미치는 초콜릿 등 일부 가공식품의 가격 오름세가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류비 영향이 높은 항공·유통 업계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가와 환율은 항공사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최근 국제유가 하락과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서 항공업계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번 이란과 이스라엘 충돌로 유가·환율 급등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다는 우려다.
새정부 기대감으로 소비 회복 기대감을 높이던 유통가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인상과 소비 위축 장기화라는 이중고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물류비는 물론 생산비, 원자재비용 상승이 이어지면서 상품 가격 상승과 유통 마진 감소로 이어진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을 대양으로 이어주는 유일한 해로로,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이자 병목지점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해협을 통한 석유 운송량은 2024년 기준 하루 평균 2천만 배럴이다.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를 차지한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고 분석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 12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이후 약 10% 넘게 급등한 바 있다.
배럴당 70달러 후반대를 유지하던 국제유가가 확전 시 배럴당 최대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23일 국제유가는 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 WTI 배럴당 76.7달러(전일비 +2.3%), 대륙간거래소 브랜트유는 80.0달러(+3.9%) 상승으로 출발했다.
한국전력공사는 23일 3분기 연료비조정요금을 이전과 동일한 ㎾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전의 누적 적자 상황과 중동 위기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날 정부는 중동사태 관련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개최하고 중동사태와 국내외 경제 현장 점검 및 이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정부가 어려운 세수 여건 속에서도 유류세 인하조치를 2개월 연장한 만큼, 범정부 석유시장 점검단을 중심으로 유가 상승에 편승한 불법행위를 철저히 점검하는 등 국내 석유류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현재까지 국내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중동 인근을 항해 중인 우리 선박(31척)도 안전 운항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성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