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대 교비유용 의혹 확실하게 밝혀라

2025.06.18 19:00:02

[충북일보] 충북도립대 총장과 함께 교비유용 의혹을 받는 교수 4명이 전원 보직 해임됐다. 도립대는 지난 16일 자로 교학처장 겸 평가총괄추진단장, 기획협력처장, 산학협력단장, 교수학습지원센터장을 맡은 교수 4명의 보직을 해임했다. 앞서 김용수 총장은 지난 달 직위 해제됐다. 김 총장은 지난 2월 제주로 4박 5일간 다녀온 연수가 문제 됐다. 연수에는 이번에 보직 해임된 교수 3명이 동행했다. 이들은 5성급 호텔에 묵는 등 연수비로 5천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인당 1천만 원을 사용한 셈이다. 대학 측은 이 연수에 10여 명이 참여한 것처럼 서류를 꾸민 의혹도 받고 있다. 보직 해임된 교수 중 1명은 감찰 과정에서 다른 워크숍과 관련해 비위 사실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도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한 마디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국내 연수비용 1인당 1천만 원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과해도 너무 과하다. 지나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아무리 생각해도 참으로 간 큰 교수들이다. 교수나 직원 연수라면 공무원 연수원 같은 곳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고급 리조트나 호텔에 장소를 정했다고 해도 이 정도 예산은 들지 않는다. 게다가 4명이 하는 연수니 큰 방 하나면 충분하다. 도립대는 도민의 혈세로 만들어 운영하는 대학이다. 도민을 안중에 두고서는 이런 호화연수를 할 수가 없다. 혹시 예산을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아스럽다. 김 총장이 예산 사용 기준조차 잊어버린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 말로만 혈세, 혈세하면서 마치 공짜 돈 쓰듯 하는 태도여서 하는 말이다. 동료 교수들조차 심했다고 비난할 정도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도민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도립대 교수들의 행위는 과소비의 전형이다. 헤퍼진 씀씀이를 짐작게 한다. 스스로가 낭비를 자제하고 과소비가 가져올 폐해를 의식해야 한다. 도립대는 도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대학이다. 과소비는 자랑이 아니라 수치여야 한다. 충북도가 소극적으로 대처해선 안 된다. 김 총장 등의 과도한 연수비용 지출은 교비 유용이다. 충북도는 사실관계를 엄정히 조사해 처리해야 한다. 경찰 수사와 별개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도립대의 교비 사용과 관련된 투명성 문제가 확인됐다. 다른 부분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도민신뢰 회복을 위해 명확한 해명과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직위해제나 보직해임 정도로 끝날 일이 아니다. 교수들 스스로 책임 연수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어느 조직에서든 조직 발전을 위한 워크숍은 필요하다. 대학들이 토론회 성격의 워크숍을 경쟁적으로 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그런데 이번 도립대 워크숍은 개최 이유마저 불분명하다. 뭘 했는지도 알 수 없다. 그저 교수들의 개인적인 사무 정도로 보인다. 경비 지출내역을 보면 숨이 막힌다. 왜 그렇게 비싼 호텔을 이용했는지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다. 현재의 경제 상황만 인식했어도 이런 워크숍을 할 수가 없다. 도립대는 충북도가 출자한 공립대학이다. 교수를 포함한 소속 직원 모두 지방공무원이다. 충북도민들이 공공행정의 소비자인 셈이다. 도립대는 도민을 위해 진정 뭘 할 것인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집단 지성을 믿고 다시 찾아내야 한다. 오늘이 바로 그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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