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하우스를 청주 명물로 만들자

2025.05.13 19:14:01

[충북일보] 청주시가 12년 만에 전문예술극장인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다시 나섰다. 지난 2013년 무산 이후 두 번째 도전이다. 최근 오페라하우스 조성사업을 대통령 선거 공약 건의사업으로 채택하고 충북도에 상정했다. 충북도는 이를 충북지역 공약으로 확정하고 각 정당에 전달했다.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주는 자칭 문화중심도시다. 그런 점에서 전문예술극장 부재는 그동안 수치스러웠다. 청주 시민들의 자존심을 무너트리는 일이기도 하다. 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서면 오페라와 뮤지컬 등 전문 장르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수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공연장이 될 수 있다. 수도권 등에는 다목적 공연장과 콘서트홀 등 다양한 형태의 전문예술극장이 운영되고 있다. 해당 지역민들은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있다. 하지만 청주에는 아직 전문예술극장이 없다. 세계적인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선 서울과 경기, 대구, 대전 등으로 이동해야만 한다. 청주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갈수록 커지는 이유는 여기서 출발한다. 오페라하우스는 청주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숙원 사업이다. 하지만 그냥 일반 공연장이어선 안 된다. 문화도시 청주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야 한다. 수도권과의 문화 격차 해소에도 기여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지역경쟁력 강화에 선봉장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실효성 있는 훌륭한 명품 건물로 지어져야 한다. '청주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정도면 대만족이다. 그래야 전국적인 관객을 모을 수 있다.

그러나 청주시가 구상한 오페라하우스의 위치는 문화제조창 잔디광장 인근 창고동 건물 터다.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여기 건물들을 철거한 뒤 그 위에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모두 737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산정했다. 총 부지면적은 1만897㎡다. 그 위에 건물을 짓고 500~1천석 규모의 객석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물론 돈을 많이 들여야 명품 건물이 되는 건 아니다. 그래도 청주시가 투입하려는 예산은 좀 부족해 보인다. 객석 역시 마찬가지다. 정말로 쓸 만한 오페라하우스 장만에 부족한 듯하다. 청주시가 우려하는 대목은 사업성이다. 그래서 객석 규모도 비교적 작게 1천 석 이하로 계획했다. 그런데 우리는 청주시의 이런 소극적인 생각에 동의하기 어렵다. 청주엔 지금 1천500석 이상의 공연시설이 청주예술의 전당 1곳뿐이다. 물론 공군사관학교 성무관과 청주대학교 석우문화체육관이 있긴 하다. 하지만 오페라나 뮤지컬 공연 장소론 적당하지 않다. 이왕 지을 바엔 미래를 내다보고 짓는 게 더 현명하다. 그렇다면 결론은 분명하다. 객석부터 늘려야 한다. 그래야 청주시의 구상대로 오페라와 뮤지컬 등 특수 무대 구현이 가능한 전문 공연장으로 기능할 수 있다. 사업성도 높일 수 있다.

청주시가 많은 돈을 한꺼번에 쓰긴 어렵다. 하지만 건물이 지어져도 365일 오페라로 채우기는 어렵다. 발레, 무용, 뮤지컬, 연극도 할 수 있는 다목적용으로 짓는 게 바람직하다. 아마 그럴 수밖에는 없을 게다. 이왕 지을 바에는 효율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건물을 짓는 게 낫다. 건물 쓰임새와 운영방식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저 현재 사용되지 않는 유휴지를 이용해 적당히 저렴하게 짓겠다는 사고방식은 위험하다. 아직 미지수지만 오페라하우스가 청주의 명물이 되길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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