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대전시와 충남도가 지난 21일 행정통합 추진을 선언했다. 충북 반응은 비교적 예민하다. 김영환 지사도 발 빠른 대처를 주문했다. 27일 두 지자체의 행정통합 추진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전·충남 통합은 충청권 광역 연합의 성공적 출범을 위한 과도적 과정"이라며 "통합 노력은 더 큰 충청권 통합으로 나아가는 시발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5일엔 "주변 지역의 변화와 개혁이 빠르게 진행되는 지금, 충북은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경각심과 긴장감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혁신과 개혁의 롤모델이 된다면 타 지역을 끌고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북과 대전·충남·세종은 그동안 '충청메가시티' 완성을 위해 협력해 왔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해소하고, 발전거점을 다극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였다. 궁극적으로 국가균형발전의 대안 모델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충청권을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구축한다는 개념이다. 최근까지 특별자치단체인 '충청지방정부연합'으로 행정구역 통합을 논의했다. 다음 달 18일 전국 최초의 특별지자체 '충청권 광역 연합'을 출범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2027년 열리는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가 단단한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일단 잘 치르자는 공동의 목표가 구심점을 만들었다. 김 지사 등 충청단체장 4명은 지난해 11월13일 세종에서 '준비된 메가시티, 충청시대 선포식'도 가졌다. 충청권 메가시티 추진을 본격화하는 이벤트였다. 더불어 충청권 초광역의회 구성을 위한 규약(안)에도 전격 합의했다. 지자체별로 '충청지방정부연합 자치법규' 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도 했다. 자치법규에는 지방자치법에서 규정한 기본적인 내용들이 담겼다. 특별지방자치단체 운영에 필요한 조직, 행정, 재정, 회계, 사무처리에 관한 조례와 규칙안 등이다. 그런데 최근 대전·충남 통합 추진으로 '충청지방정부연합'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대전·충남은 원래 한 몸이었다. 1989년 대전시의 광역시 승격과 함께 각자의 길을 걸었다. 그 사이 시대가 달라졌다. 더 큰 통합행정과 경제권역이 요구되고 있다. 대전과 충남의 통합 추진을 뭐라고 하긴 어렵다. 하지만 충청권 4개 지자체가 먼저 추진한 게 충청메가시티다. 지역 간 이해관계를 극복해야 성공할 수 있다. 하루 빨리 충청지방정부연합부터 출범시켜 수도권 대항 축으로서 성과를 내야 한다. 우리는 대전과 충남의 통합을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충청메가시티의 정상적 건설이 걱정될 뿐이다. 이즈음 충청권 시장과 도지사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것도 나쁘지 않다. 충청메가시티의 구체적 방향과 비전 제시도 할 수 있다. 행정통합은 실질적인 자치권 확보와 행·재정상 특례로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행정체계 개편은 정부 주도하에 추진돼야 동력을 가질 수 있다. 정부가 행·재정적인 권한을 틀어쥔 상태에서 행정통합의 시너지는 제한적이다. 행정통합의 순기능과 명분 측면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낮다. 우선은 독자적 자치권은 갖되 경제 분야 협력으로 상생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그 게 효율적이다. 충청메가시티의 내실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충청권은 당초 대전·세종 및 충남·북 4개 시·도 통합을 협의해왔다. 그런데 대전과 충남이 세종과 충북을 빼고 먼저 합치기로 했다. 충청메가시티로 가기 위한 액션 플랜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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