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국회의 내년도 정부예산안 심사가 시작됐다.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의 국비확보 경쟁도 불붙었다. 그렇지만 각 자치단체별 국비확보가 생각처럼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의 긴축재정 운용기조가 유지되는데다 여야의 벼랑 끝 대치정국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충북출신 국회의원들의 정파(政派)를 초월한 대승적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회 예산안심사는 4일 대통령 시정연설로 본격화된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7~8일 2025년도 예산안·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종합정책 질의에 돌입한다. 18일에는 내년도 예산안 조정소위 활동을 벌인다. 여야는 29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을 확정하고 본회의에 넘기게 된다. 충북의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최종 목표액은 9조4천억 원이다. 충북도는 내년도 국비 국회심사 통과를 위해 3대 전략을 마련했다. 먼저 도내에서 전국 처음으로 시행해 성과를 내고 있는 의료비 후불제, 영상자서전, 도시농부 사업에 대한 예산을 정부예산안에 포함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어 충북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바이오·배터리·반도체 사업 다각화, 반도체 공동연구소 설립, 카이스트 부설 인공지능(AI) 바이오 영재학교 설립 등 관련 정부예산을 최대 확보할 예정이다. 제천~영월 고속도로건설, 중부고속도로(남이~서청주·증평~호법) 확장, 대전~옥천 광역철도·지역 국도 사업 등도 포함됐다. 정부예산안에서 빠진 충북 문화의 바다 공간조성 사업, 의료기기 첨단기술 실용화센터, 반도체 가스 성능·안전 평가지원센터 구축 등에 대한 국비반영에도 공을 들일 방침이다.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충북지역산업 특화 전문과학관 건립 등에 대한 예산증액에도 나선다.
충북도는 예산반영이나 증액을 위해 사업추진 당위성과 정부정책이란 점을 부각시켜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충북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5명과 국민의힘 3명 등 모두 8명이다. 이 중 임호선(민주)·박덕흠(국힘) 의원이 농해수위, 송재봉(민주)·이종배(국힘) 의원이 산자위, 이연희(민주)·엄태영(국힘) 의원이 국토교통위, 이강일(민주) 의원이 정무위, 이광희(민주) 의원이 행안위에 각각 배정돼 있다. 충북도는 이들 국회의원이 소속되지 않은 상임위원회 관련 사업에 대해서도 충북연고 국회의원들을 찾아가 도움을 호소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심사를 앞둔 정부의 2025년도 예산안 규모는 677조4천억 원이다. 지난해보다 3.2% 증가했다. 그러나 정부예산안이 국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낙관적이지 않다. 11월 들어 더욱 극심해지고 있는 여야의 극한 대립이 예산국회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모양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민주당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 공천개입 의혹 중심에 선 명태균 씨 관련 논란 등 탄핵·방탄·대치정국이 예산국회를 뒤흔들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내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져 예산국회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충북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의 초당적 협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충청광역연합이 12월 출범하는 만큼 충청권 국회의원들의 역할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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