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교도소 이전 공약 지켜라

2024.10.27 21:00:01

[충북일보] 청주교도소 이전사업에 난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법무부가 청주교도소 이전문제에 대해 기존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청주교도소 이전을 공약한 정치인들이 법무부 설득에 너무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청주교도소 이전사업은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같은 당 청주시 서원선거구 출신 이광희 국회의원, 김영환 충북도지사, 이범석 청주시장의 공약이다. 윤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때 청주시 대표공약으로 교도소 이전을 내세웠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했던 이재명 대표도 충북공약에 청주교도소 이전을 포함시켰다. 이광희 의원은 청주교도소를 다른 지역으로 옮겨 그 자리에 첨단교육특구를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법무부 장관시절 청주를 방문해 청주교도소 이전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밝힌 적 있다. 한 대표는 당시 "청주교도소는 지어진지 43년 된 낡은 시설인데다 수용률 123%로 과밀도가 높은 곳으로 개선이 시급하다"며 청주교도소 이전에 공감했다. 충북도는 지난해 김영환 충북지사가 2022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약속한 청주교도소 이전사업을 공약실천 계획에 반영하는 등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법무부와 진행한 협의 결과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 2020년 총선에서 청주교도소 이전을 핵심공약으로 내걸고 적극적인 활동에 나선 정치인으로 이장섭 전 국회의원이 꼽힌다. 이 전 의원은 법무부와 협의를 진행했다며 청주시의 실무행정만 남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청주교도소는 시설이 낡고 오래된 데다 수용자 과밀도가 높다. 법무부는 청주교도소를 보수하고 청주여자교도소를 신축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 대표의 지적대로 수용자 과밀도가 123%에 이른다. 모두 정원기준을 초과했다. 재소자 과밀화 해소와 인권보장을 위해 이전해야 한다. 청주시가 최근 청주교도소 이전사업에 대한 협조를 구하려고 법무부를 방문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시 실무진들이 지난 23일 법무부 관계자들을 만나 청주지역 이전후보지 3곳과 교도소 유치를 희망하는 보은군에 대해 교도소 이전허가를 건의했지만 법무부는 난색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표면적 이유로 청주교도소와 청주여자교도소가 신축이전을 검토할 정도로 낡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2030년까지 청주교도소 이전계획이 없다는 법무부의 기존 입장과 다를 게 없다. 법무부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것은 현재의 정치상황과 무관치 않다. 야당의 탄핵·방탄 국회, 여당의 무기력이 합쳐진 안개정국이 지속되고 있다. 극도의 대치정국 속에서 지역구 국회의원마저 정쟁에 휩쓸리다 보니 공약을 챙길 겨를이 없다. 법무부도 장관이 바뀌고 국회청문회, 국정감사장에 불려 다니느라 대통령 공약조차 검토할 여유가 없는 듯하다.

청주시는 법무부의 협조를 받아 '청주교도소 이전전략 계획수립 용역' 결과를 이달 안에 도출할 예정이었다. 청주시의 용역결과는 대부분 확정됐다. 그렇지만 청주교도소 등 교정시설 이전권한을 가진 법무부에서 불허하게 되면 용역결과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청주시는 지난 2022년과 2023년 '청주교도소 이전전략 계획수립 용역'을 추진하다 법무부와 협의지연을 이유로 중단했다. 청주교도소 이전사업을 놓고 청주시가 3번째 헛물을 켜지 않도록 이를 공약한 정치인들이 법무부를 설득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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