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목화를 보면서

2023.02.08 18:32:29

목화를 보면서
                  장종선
                  충북시인협회 회원



술 한 잔 올립니다.

흰 수염 눈썹 호호백발(皓皓白髮)
어깨 시린 내리사랑
그 씨앗의 까만 씨 여럿
흰 눈 오던 날
동지섣달 매운바람 끝을 잡고
솜털처럼 가벼운 당신을
천등산 너머 흰 구름 고향
구학산 햇살 밭에 모셨습니다

아버님
술 한잔 올립니다

막노동판 손수레 머슴이던
무지렁이 당신은
목화꽃 송이송이
솜구름 머리 꽃으로
살아생전 그 여름 햇살로 부풀어
그렇게 견딘 풀물 밴 삶이
뜬구름이라고
학 한 마리
오늘은 노을보다 먼저
바람 고개
천등(天登)의 하늘 고개
그 고갤 넘습니다

아버님
술 한잔 올립니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