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1대 대통령에게 바란다

2025.06.03 19:36:38

[충북일보] 새 대통령의 임기가 당선과 동시에 시작된다. 승리의 기쁨을 음미할 겨를도 없다. 힘겨웠던 선거전의 피로를 풀 틈도 없다. 곧바로 엄중한 국가 책무를 해결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이 있다. 대선전의 와중에 갈라지고 다친 민심을 아우르고 어루만져야 한다. 국민적 에너지의 결집 없이는 험로를 헤쳐 나가기가 쉽지 않다. 승자는 통 큰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 패자는 용기 있는 승복을 해야 한다. 승자와 패자 모두 국민 대화합을 위해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치보복 없이 똘똘 뭉칠 때 경제난국도 극복할 수 있다.

당선자는 곧바로 대한민국 21대 대통령이다. 국민의 대리인이 된다. 어떤 계층, 어떤 세대, 어떤 지역의 지지를 더 많이 받았든 국가를 대표한다. 총 득표율에 관계없이 국민을 대리한다. 한 마디로 국가최고지도자다. 물론 새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유권자도 있다. 이들에게도 굳은 표정을 풀고 대화합을 선언해야 한다. 그래야 선거기간 내내 이어져온 소모적인 대립과 갈등을 극복할 수 있다. 앞이 캄캄한 시기다. 새 대통령은 오로지 국가미래에 대한 꿈과 소망으로 전 국민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국민이 주권자임을 확인해줘야 한다. 선거의 궁극적 승자는 언제나 국민임을 새겨줘야 한다. 특히 과거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대기업들이 휘청거릴 만큼 경제가 어렵다. 국내에서 벌어진 파란만장을 덮고 국외로 수출시장을 확장해야 한다. 그래야 새 대통령의 재임 기간이 훨씬 더 아름답고 보람찰 수 있다. 역대급 위기라고 해도 다 망하는 건 아니다. 역발상이 필요하다. 다양한 성공기업 사례에서 보듯 난세는 견딜 수 있다. 얼마든지 영웅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자신의 의지다. 옳다고 생각한 길이라면 무소의 뿔처럼 당당히 가야 한다.

새 대통령이 가면 그 길은 새 길이 된다. 옳고 바른 길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대신 무소의 뿔처럼 당당히 큰길로 가는 게 중요하다. 새 대통령에겐 대한민국을 더 가치 있게 할 의무가 있다. 그러기 위해 국민들이 대통령을 믿고 따를만한 큰 용기를 보여줘야 한다. 그렇다고 서두를 필요까지는 없다. 맹자의 '공손추'에 이런 말이 나온다. 서두르면 오히려 일을 망친다는 알묘조장(揠苗助長)의 우화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새 대통령에게 달렸다. 신중하고 세심하게 선후 처리를 결정해야 한다. 역대 정권의 난맥상은 대개 측근 실세에서 비롯되곤 했다. 그 사람들의 전횡과 호가호위(狐假虎威)가 정권을 망쳤다. 새 대통령이 가장 경계해야 할 인의장막과 관련된 비극이다. 대탕평(大蕩平) 선언으로 분명히 선을 그어놓을 필요가 있다. 대결의 정치가 상존하는 한 국론분열은 불가피하다. 국민통합은 결국 정치의 문제다. 다시 한 번 더 강조한다. 승자가 먼저 패자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래야 대승적 정치의 새 장을 열 수 있다. 선거기간 중엔 득표전략 상 거칠고 험한 얘기가 오갈 수 있다. 정말 다 잊고 정치적 대통합을 선언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멀다. 그러나 험한 길도 아니고 그곳엔 높은 산도 없다. 머리를 비우고 가슴을 토닥이면 된다. 잊을 건 잊고 용서할 건 용서해야 한다. 그동안 구불구불 험난한 길이었다. 이제 가슴으로 아롱다롱 꽃길을 열어야 한다. 그게 새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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