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계굴 유족회를 비롯해 단양지역 기관단체장, 지역주민 등이 합동위령제를 열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충북일보] 한국전쟁 중 단양군에서 발생한 비극인 곡계굴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제74주기 단양 곡계굴 합동위령제'가 지난 20일 오전 단양군 영춘면 곡계굴 위령비 광장에서 거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곡계굴 유족회(회장 조병규)를 비롯해 기관단체장, 지역주민 등 50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70여 년 전의 아픔을 되새겼다.
위령제는 한국무용단의 추모 공연으로 시작돼 공식 위령 의식과 추모식 순으로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곡계굴 사건은 1951년 1월 20일 한국전쟁 피난 중이던 민간인 360여 명이 미군의 공습으로 목숨을 잃은 비극적인 사건이다.
피난민들이 곡계굴에 모여 있던 상황에서 적대 세력으로 오인한 미군 공군의 폭격이 단행됐고 2008년 5월 20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희생자 167명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유족들은 사건 이후 매년 위령제를 지내왔으며 2023년부터는 진실화해위원회의 결정일인 5월 20일에 맞춰 합동위령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는 곡계굴 사건의 진실이 공적으로 밝혀진 날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함이다.
군 관계자는 "곡계굴의 비극은 단양만의 슬픈 역사가 아닌 모두가 풀어야 할 민간인 학살의 아픈 역사"라며 "앞으로도 유족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이 사건이 후대에 역사적 교훈으로 남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단양 / 이형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