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10명 가운데 3~4명은 하루 놀 수 있는 시간이 1시간 내외에 불과했다.
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어린이날을 앞두고 전국 초등학생 4∼6학년 2천804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9∼22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평소 하루에 놀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15.8%는 '1시간 미만', 19.4%는 '1시간'이라고 답변했다. '2시간'은 27.8%, '3시간 이상'은 37.0%였다.
전교조는 "세계보건기구(WHO), 미국소아과학회(AAP)는 초등 연령대 어린이는 하루 최소 1시간 이상의 신체 놀이가 필요하고 자유놀이 포함하면 2~3시간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며 "방과후 수업, 사교육, 숙제 등 과도한 학습 노동과 스마트폰 과사용으로 인해 놀 수 있는 시간이 없는 어린이들의 현주소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시간이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2가지 응답)에는 응답자의 54.6%가 '친구들과 만나 놀기'를 선택했다. 그다음은 '친구들과 게임하기(33.5%)', '유튜브 등 영상보기(29.2%)', '운동하기(23.6%)', '식구들과 시간갖기(21.2%)' 등으로 조사됐다.
'가족과 대화시간'에 대해서는 67.0%가 '많다'고 했다. 32.1%는 '가끔 대화한다'고 했고 1.0%는 '대화하지 않는다'고 해 정서적 소통 기회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48.6%)은 '체벌을 받은 경험이 없다'고 했지만 나머지는 체벌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체벌을 경험한 어린이 중 다수는 가족으로부터의 체벌을 경험했다.
체벌 주체(중복 응답)는 어머니(31.2%), 아버지(25.7%), 형제·자매(15.2%), 보호자(8.6%), 할아버지·할머니(3.4%) 순으로 가정과 돌봄 영역에서 주로 체벌이 발생했다.
일상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고민은 단연 '공부'였다.
응답자의 69%가 공부를 고민으로 꼽았으며 학년별로는 4학년 69%, 5·6학년 각 77%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고민 비율이 증가했다. '친구 관계'(33%), '외모'(24%), '따돌림(14%)'이 뒤를 이었다.
'학교폭력 피해자가 될까봐(20%)', '학교폭력 가해자가 될까봐(12%)'라는 점도 주요 고민이었다.
초등학생이 가장 걱정하는 사회 문제는 '전쟁(65.9%)'이었고 '저출생'(56.9%), '기후 위기'(49.8%), '일자리'(31.5%) 순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장애인 차별(33.8%), 성차별(29.5%), 지역 격차(15.5%)에 대한 걱정도 상당했다.
'미래에 대한 생각'은 37.2%가 '궁금하다', 29.3%가 '기대된다'고 답했지만 24.8%는 '걱정된다'고 했고 8.7%는 '모르겠다'고 했다.
전교조는 "어린이들이 미래를 단순히 기대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에 대한 불안과 의문도 함께 품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 안혜주기자 asj132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