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만이 아니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도 별로 다르지 않다. 최근 연이어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리얼미터가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 46.5%, 민주당 39.0%로 양당 지지도 차이가 오차범위 밖인 7.5%p다.
***국민 신뢰 없는 여야
같은 조사에서 집권여당의 정권 연장에 대한 응답 48.6%, 야권에 의한 정권 교체 응답 46.2%로 오차범위 내이지만 정권 연장을 지지하는 응답이 높게 나왔다. 동일한 기관의 일주일 전 조사와 비교하면 정권 연장론은 7.4% 상승했고, 정권 교체론은 6.7%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넷째주 조사에서는 야권 정권 교체론이 여당 정권 연장론에 비해 거의 2배가량 우세한 결과를 보였으나 한 달 만에 비슷한 수치로 변했다.
17일 한국갤럽이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39%로 민주당 지지율 36%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일주일 전 대비 국민의힘 지지율은 5% 오르고, 민주당은 그대로다. 지난해 12월 3주차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비해 24%p까지 앞서다가 지난 주 오차범위 내로 줄어들었고, 이번 조사에서는 역전된 것이다. 같은 조사에서 대통령 탄핵 찬성 57%, 반대 36%로 일주일 전보다 찬성은 7% 줄고, 반대는 4% 늘어났다. 16일 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는 국민의힘 지지 35%, 민주당지지 33%로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된 결과가 나왔다.
심상치 않은 여론의 흐름이다. 국민의힘은 착각 말기 바란다. 국민의힘이 잘해서 나온 결과가 아니라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견제의 표시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은 반시대적 비상계엄 선포와 동시에 이미 결론이 났다. 다만,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권력을 손에 쥔 것처럼 미래 권력을 오만하게 남용하는 민주당에 보내는 경고다.
국민의힘은 겉으론 결집된 모양이지만 당의 입장과 진로를 결단해야 할 중차대한 상황이 도래하면 어김없이 분열했다. 대통령 탄핵, 헌재 탄핵심판, 내란 혐의 체포 영장 집행, 최초의 현직 대통령 구속 등 역사에 기록될 굵직굵직한 사안마다 대통령이 속한 집권당 국민의힘은 비열한 기회주의로 일관했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과 결별하는 것도, 단일대오를 유지하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관계로 눈치 보며 시간이나 끄는 것은 전략도, 더더욱 정치도 아니다. 국가와 시대를 이끌어갈 능력 부족일 뿐이다. 도무지 책임이라는 걸 질 줄을 모르는 국민의힘이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자신들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 변화로 오인하여 기회주의 습성이 고착화 될 조짐이 보인다.
현실을 인정하기 싫은 민주당은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개선 특별위원회' 구성을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했다. 믿기 힘든 발상이다. 카카오톡을 통한 가짜뉴스를 검열하여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카톡 계엄령' '카톡 검열' 비판에 직면한 민주당이 이제는 자신들이 불리하게 나오는 여론조사 업체마저 압박할 기세다.
그동안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앞섰던 것은 민주당이 잘해서 라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분노와 응징이었다. 반면 현재의 지지율 역전 현상은 선출되지 않은 대통령 권력을 미리 행사하는 듯한 이재명 대표와 선출된 입법권력을 폭주하듯 마구 휘두르는 민주당에 대한 반감과 역풍이라고 본다.
***"누가 누가 밉상인가"
우리 정치는 "누가 누가 밉상인가"를 자랑하는 기이한 대결을 벌이고, 정치복 없는 국민은 마음 줄 곳 없어 방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