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각 당의 경선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예전에 비해 관심이 뚝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가면 역대 대통령 선거 가운데 가장 관심이 저조한 선거로 기록될 수 있다. 대선 본선 못지않게 치열한 경선 과정이 전개돼야 국민적 주목도가 높아지고 투표율도 올라가는데 아직은 그렇지 않다.
***민주당 어대명·구대명
대통령 탄핵으로 여당이 부재한 상태에서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은 일찍이 이재명 전 대표의 독주가 두드러진다. 이 전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경쟁을 벌이고는 있으나 경선이라기보다 추대 분위기에 가까워 보인다.
지난 20일 영남권(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 득표율 90.81%, 김경수 후보 5.93%, 김동연 후보 3.26%를 얻어 이 전 대표가 싹쓸이 득표했다. 이에 앞서 열린 충청권(세종·대전·충북·충남) 경선에서는 이재명 후보 88.15%, 김동연 후보 7.54%, 김경수 후보 4.31% 득표했다. 두 권역의 경선 결과 양김 후보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문 반면 이 후보는 압도적 득표로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을 입증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어대명만이 아니라 구대명(90%대 득표율의 이재명)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충청권, 영남권 경선 결과와 26일 호남권, 27일 수도권·강원·제주 경선 결과(권리당원·대의원 투표 50%)에 27일 일반국민 여론조사 50% 결과를 합산하여 대선 후보를 결정한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많은 수의 후보들이 도전했음에도 열기가 없어 보이는 가운데 22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장관, 안철수 의원,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차 예비경선을 통과했다. 나경원 의원, 양향자 전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지사는 탈락했다. 각 후보들의 득표율과 순위는 향후 경선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 됐다. 이 중 김문수·홍준표 후보는 탄핵 반대파고 안철수·한동훈 후보는 탄핵 찬성파인데 이같은 구도가 2차 경선과 결선투표에서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가 승부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1차 경선은 일반국민 여론조사 100%였고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27~28일 진행되는 2차 경선은 당원투표 5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하여 29일 발표된다. 2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대선후보로 확정되지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상위 두 명의 득표자가 30일 양자 토론회를 갖고 5월 3일 전당대회에서 3차 결선투표를 거쳐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는 이재명 전 대표 선출이 확정적이고, 국민의힘은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의 결심 여하가 남아있다. 국민의힘은 어느 누가 후보로 선출돼도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의 거취에 따라 구도가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국민의힘 당내에서 한덕수 대행의 대선 출마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의원들이 50여명에 이르고 한 대행도 불출마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최대 변수 한덕수 대행
한 대행이 출마에 나서게 되는 상황이라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선출되는 후보와 단일화 경쟁을 벌이겠다는 뜻과 마찬가지여서 빅 이벤트가 예상된다. 평생을 관료 생활로 안정적인 길만 걷던 한 대행이 상식도 원칙도 없는 이상한 나라에 발을 담글지 관심사다. 한 대행이 정치판에 등장한다면 이번 대선 최대 변수로 일대 파란을 일으킬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