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이따금 우리 자신을 폐허로 만든다: 카르텔(cartel)

2024.04.21 14:23:59

홍승표

원남초등학교 학교장

'카르텔, 카르텔!' '몇몇이 짜고 다 해 먹는다.' '이것은 담합이 아닐까?' 의심의 눈초리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것이 사회적, 시대적 현상일까.

카르텔(cartel)은 네덜란드어에서 유래한 낱말로 본래의 뜻은 서로 적대시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체결된 서면 조약이었다고 한다. 이후 서로 다른 정당들이 공동 목표를 위해 구성한 연합체를 의미하게 되었고, 법률용어가 되었으며 17세기 문헌에서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요즘 시절이 시절이니만큼 여러 이슈를 접하게 된다. 사교육, 의대 증원 관련 등 다양한 이슈들이 쉴새 없이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최근 이슈 모두를 카르텔로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카르텔과 밀접한 사회 현상이 우리 생활과 공존하고 있다. 정치적인 입장이 같은 정당들, 석유수출기구, 기업연합체를 비롯해 기득권들을 지키기 위한 수많은 카르텔이 상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카르텔은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게 된다. 어떠한 조건을 협정하는 조건 카르텔, 가격(가치)의 최저한을 협정하는 가격 카르텔, 특정 지역을 협정하는 지역 카르텔, 공급(생산량) 또는 수요(판매량)의 최고한계를 협정하는 기업 카르텔 등 다양하다.

왜 카르텔은 존재하는 것일까. 개인 혹은 집단 간, 집단 내에서 '이익'과 관련이 깊다. 카르텔이 형성되려면 참여집단이 비교적 소수이어야 하고, 참여집단 간 경제력의 차이가 작아야 한다. 또한, 강력한 외부 경쟁자가 존재하지 않아야 하며, 생산되는 것(대상, 상품)이 표준화가 쉬워야 한다고 한다.

다양한 카르텔을 보면서 심리학 용어인 '운디드 힐러(wounded healer)'라는 용어가 생각난다. '상처 입은 자가 오히려 치유도 잘할 수 있다'라는 의미이다. '카르텔'과 '운디드 힐러(wounded healer)'를 성격심리학과의 연관 지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성격심리학은 개인의 성격과 특성을 연구 수행하는 심리학의 한 분야이다. 개인의 특성, 행동, 태도, 감정, 인지 등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둔다. 즉 성격심리학은 사람들의 다양한 성격 특성과 그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고 환경과 상황에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연구한다. 성격심리학 이해를 통해 '카르텔'과 '운디드 힐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이론(Sigmund Freud's Psychoanalytic Theory), 칼 구스타프 융의 성격 이론(Jungian Theory), 마이어스-브릭스 성격 유형 이론(Myers-Briggs Type Indicator) 등을 보면, 성격심리학은 시대에 따라 발전하고 변화해 왔으며, 이는 다양한 관점과 이론을 통해 우리의 성격과 특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다양한 카르텔 현상들이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할 수도 있고 이기적인 카르텔로 인하여 상처받기도 하며 이따금 자신을 폐허로 만들 수도 있다. 예기치 않은 불행이 삶을 더 힘들게 하기도 한다. 또한 '왜 나에게 그런 일은 반복해서 일어나는 것일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희망적인 측면을 발견할 수 있다. 이기적 카르텔로 인한 힘든 삶 속에서도 우리는 주위 사람과 함께 성장하는 사람, '우리'라는 공동체 속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 공동선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상처와 맞서 극복한 경험도 필요하다. 극한 절망 속에서도 기쁨이 돋아나며 희망과 용기가 마음에서 자라나야 한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나' 또는 '우리'가 세상을 치유하는 일로 어떻게 이어지고 나아가는가가 중요하다. 이것은 우리가 지닌 자기 회복력일 것이다. 우리는 언제든 슬픔을 딛고 온전한 존재로 돌아갈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성장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내포한 존재들이다. 우리는 진정한 운디드 힐러(wounded healer)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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