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마스크 2

2021.03.03 19:39:20

마스크 2
                         김현순
                         충북시인협회




마스크 하나만 쓰고 있어도
석고붕대처럼 답답한데
시종일관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는 사람은
마스크를 몇 개나 쓴 것일까
약국에서 사 온 KF94 마스크 위에
체크무늬 천 마스크를
단단히 덧대어 썼을 거야

언젠가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더 독한 말의 폭격탄을 맞고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난 거야
원치 않는 오해의 말 한마디에 놀라
몹시 울었는지도 몰라
때로는 올곧지 못한 일을 보고도
차마 말할 수 없어 꼭꼭 여며 쓴 거야
비겁한 침묵일지라도 조용히 살고 싶어
그러는 거야

입이 한없이 커졌는데
말소리가 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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