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영동 지역은 금강이 흐르고 땅이 비옥해 금강을 위주로 정자와 누각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 정자를 현재의 주민들은 일부는 활용하고 있는데 비해 일부는 폐쇄 또는 정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선조들이 정자에서 풍류를 즐기고 후학을 양성했던 영동지역의 정자의 멋과 아름다움을 찾아보고 배광식 영동문화원장의 정자에 대한 소견을 들어본다.
# 강선대
옛날 신선이 내려와 놀던 곳이라 하여 이름 지어진 강선대에는 동악(東岳) 이안눌(李安訥)과 백호(白湖) 임제(林悌)의 훌륭한 시가 있다.
금강(錦江) 기슭의 기암절벽(奇岩節壁)과 노송(老松)이 울창한 곳으로 대(臺)밑을 감돌아 흐르는 맑은 강물과 맞닿은 이곳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절로 자아낸다.
강선대에서 바라보는 넓은 평야는 보는 이의 마음을 상쾌하게 만들어 준다.
1956년 5월 10일 여씨 문중에서 6각정을 건립 하였는데, 둥근 기둥에 시멘트 6각 기와집으로 지어져 있다.
마을 주민 이모(67)씨는 "이곳은 명당중의 명당으로 옛날에 신선이 내려와 놀았다고 전해진다"며 "지금도 절경과 어우러진 정자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엣날 하늘에서 선녀 모녀가 지상을 내려다 보다가 강물에 비친 소나무와 석대가 어루러진 풍경이 너무도 아름다워 내려와 목욕을 했다고 전한다"고 말했다.
김모(74)씨는 "얼마전 군에서 이곳을 정비해 지금은 보다시피 멋지고 아름다운 정자가 들어서 있다"며 "영동군의 명물중의 명물"이라고 전했다.
이와함께 "정자앞에서는 용이 승천했다고 하는 용암이 있다"며 "옆에있는 비봉산은 봉황이 드나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동군 양산면 봉곡리 43)
# 함벽정
송호리 강변 위에 세워진 함벽정은 흐르는 강물에 멀고 가까운 곳의 산이 어우러져 빼어난 절경을 이루고 있다.
이곳 함벽정은 바로 옆에 있는 강선대와 봉황대에서 천태산을 바라보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김모(74)씨는 "옛날 선조들로부터 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함벽정이 있는 마을앞에서 선녀가 목욕을 하다가 가을철 달밤에 취해 춤을 추던 장소로 절경이 최고로 양산팔경중 제 5경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영동군 양산면 봉곡리)
# 채하정
강선대(降仙臺) 옆에 있었으나, 오래되어 무너진 것을 25명의 선비들이 뜻을 같이해 자금을 모아서 1934년 착공해 1935년 7월 준공했다고 한다.
정자앞에서는 도복(倒伏) 위기에 달한 정자를 후손인 상속계원(相續契員)들이 성금을 모아 1990년 4월 7일 중수했다는 내용의 공적비가 세워져있다.
겹처마 팔작지붕 목조기와 집으로 내부는 우물마루 형태에 난간을 둘렀다. 내부에는 동강 김영한이 지은 채하정기와 전태언의 상량문과 여러개의 편액이 걸려있다.
앞에는 경운기 등이 널려있고 정비를 하지 않아 주위가 산만하게 느껴지고 보수가 시급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영동군 향토유적 31호로 지정돼 있다.
(영동군 양산면 봉곡리)
# 여의정
영동 송호리 소나무숲 내에 있는 것으로 관직을 사직하고 낙향한 연안부사 였던 박응종이 관직을 사직하고 내려와 강 언덕위인 현 위지에 정자를 짓고 여의정이라고 이름지었다.
영동군 향토유적 제 23 호인 이곳은 해송 종자를 뿌려서 한때 송전(松田)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만취당(晩翠堂)이라고 불리었던 이곳은 박응종이 말년에 예절과 풍속 및 정치와 역사를 설교하며 시간을 보냈던 곳이다.
여의정이라고 불리우게 된 것은 박씨의 후손들이 조상의 덕행을 추모하고 유지를 기리기 위해 1935년 지은 것으로 정면 2칸, 측면 1칸으로 빼어난 절경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박모(56)씨는 "예전에는 이곳에서 동네사람들이 모여 동네발전과 반상회 등도 열었다"며 "지금은 노후화가 돼 보존하고 있다. 박씨문중에서 이곳을 수리해서 사용하는 방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영동군 양산면 송호리)
# 빙옥정
영동지역 후학양성의 대표적인 교육기관이었던 빙옥정은 고려 말 전객령 영산김씨 김영이가 사위 세명을 대리고 와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다.
세명의 사위는 박원용, 장비, 박시용 등으로 이들은 이곳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덕행과 미풍양속을 가르쳐왔다.
소나무 숲 아래에 위치한 빙옥정은 지금도 한 여름 무더위를 피 할 수 있는 장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모(34)씨는 "소나무 숲 아래에서 책을 읽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조상들이 후학들에게 강론하던 모습을 상상하면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며 "빙옥정의 이름은 얼음과 같이 맑고 구슬과 같이 윤이 난다는 뜻으로 이름짓게 되었다고 전한다"고 말했다.
(영동군 양강면 남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