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먹거리 물가가 전방위로 들썩이고 있다. 삼겹살마저 쉽사리 먹기 힘든 외식 메뉴가 됐다. 오르지 않은 식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라면 등 생필품 가격 관리에 대대적으로 나설 태세다. 경기불황과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물가 상승 억제에 온 힘을 다 할 모양이다.
당장 먹거리 물가에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프랜차이즈 가게에서 김밥 가격은 4천 원에 육박한다. 라면에 김밥 한 줄이면 6천 원이 넘는다. 최근엔 계란마저 한판 가격이 4년 만의 최고치다. 7천 원을 넘는 등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새 정부가 물가 고삐부터 죄는 건 불가피하다. 충청지방통계청에 따르면 5월 충북 소비자물가지수는 116.96(기준연도 2020년 100)로 전년 동월 대비 1.8% 상승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상승세로 4월 2%로 올라선 뒤 한 달 만에 1% 대로 다시 내려왔다. 구입 빈도가 높은 144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 오른 118.77을 기록했다. 식품이 2.9%, 식품의외가 1.5%씩 올랐다. 가공식품 상승폭은 아주 크다. 기업들이 계엄부터 탄핵, 대선에 이르는 정국 혼란기를 틈타 앞 다퉈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고물가는 민생경제를 벼랑으로 내몬다.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더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밥상 물가를 안정시키는 게 급선무다. 정부가 할 일은 정해져 있다. 기업들이 부당하게 가격을 올리는 편법 인상과 가격 담합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불공정행위를 엄단해야 한다.
가격은 원칙적으로 시장이 결정한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좀 비상식적이다. 특히 가공식품이 문제다. 이번 인상은 국정 공백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인한 혼란을 틈탔다. 무려 60여 곳이 가격 인상에 뛰어들었다. 사전 공지 없는 가격 인상도 많았다. 업체 측의 설명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원료비와 환율 인상 등 각종 인상 요인도 인정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원재료 가격이나 환율이 안정돼도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 이런 이율배반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결국 이번 가공식품 가격 인상은 정부 컨트롤타워가 허술한 틈을 노린 얄팍한 상술일 뿐이다. 대선이 끝나면 인상이 힘들다고 내다본 기업의 판단이다. 대선 직전까지도 가격 인상 사례는 끊이지 않았다. 가공식품 가격 인상은 물가를 부추겼다. 농산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 물가가 오르면서 구조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다. 라면에 달걀 하나 곁들여 먹기조차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민생 차원에서 진지하게 다룰 사안이다. 물가 흐름은 새 정부 출범 후 2~3개월 내 초기 정책 신호에 좌우된다. 국민이 새 정부에 바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현안이 물가 안정이다.
바로잡아야 한다.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는 등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가격 인상 요인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 이상 급등하는 계란 가격도 잘 살펴야 한다. 부당하게 가격을 올리는 편법 인상과 가격 담합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유통업자들의 농간이라면 엄단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유통구조 개선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높은 물가는 생산자와 소비자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물가가 높은 이유를 점검해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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