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말썽이 이어지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의 인사(人事)가 늘 문제다. 이번엔 충북도립대 김용수 총장이 주연이다. 김 지사가 기필코 챙긴 인물이다. 여지없이 사고를 쳤다.
*** 인사는 충북설계의 기본
김 총장 호화연수에 대한 이런저런 뒷말이 이어지고 있다. 김 총장은 1인당 1천만 원짜리 국내 연수를 감행했다. 4박5일 동안 5명이 모두 5천만 원을 썼다. 결국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대학총장 직위도 해제됐다. 김 지사의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다. 당연한 반응이다.
두 세 사람만 모이면 김 지사 측근 이야기를 한다. 자연스럽게 김 지사의 인사법이 주제다. 칭찬보다 부정적인 성토가 훨씬 더 많다. 공직사회는 그들대로 불신과 불만을 터트린다. 출자·출연기관과 소통에서 행정의 답답함을 토로한다. 역시 측근인사의 후유증이다. 김 지사의 인사실패는 이렇게 습관적이다.
심지어 공직사회 내부에서 매관매직설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화 내용이다. 옛 속담에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했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뜻이다. 기준과 원칙이 무시되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게다가 사람의 관계가 언제나 좋을 순 없다. 그 때 그 때 다르다.
김 지사의 인사가 계속 잘못 되고 있다. 사적 인맥 인사를 중단해야 한다. 인사권자가 의리와 인연을 중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공직사회에선 두말 할 까닭이 없다. 공익에 반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다양한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그래야 역동적인 정책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
충북도 산하기관장 중 상당수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현직이든, 전직이든, 내정자였든 그랬다. 호사가들이 다음은 누구인가를 물을 정도다. 물론 일련의 사태는 김 지사 탓이다. 충북도 인사검증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다. 격동의 시간이 지난 후 참된 지혜가 생겨난다. 다시 찾아온 반성의 시간이다.
김 지사는 지금 벼랑 끝에 섰다. 그런데 도민들은 안타까워하지 않는다. 그저 덤덤하기만 하다. 몇 차례의 성찰과 혁신의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우왕좌왕하며 날려버렸다. 그러나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이런 비극적 현실의 원인과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물어야 한다. 처절한 자기반성 없이 성공은 없다.
깨달음은 늘 깊은 상처 위에서 생긴다. 공정한 인사는 도백으로서 충북을 설계하는 기본바탕이다. 김 지사가 만고불변의 진리로 여겨야 대목이다. 지금부터다.
*** 진정성 있는 반성 있어야
민선 8기 3년이 지나는 중이다. 김 지사가 인사노하우를 찾을 때도 됐다. 인사의 오우가(五友歌)를 부를 때다. 5가지 키워드로 인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바위, 대나무, 달, 물, 소나무 같은 인물들을 찾아내야 한다. 바위처럼 외풍을 막아낼 사람, 대나무처럼 소신 있는 사람, 달처럼 냉철한 전략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 물처럼 소통해 조직을 장악할 사람, 소나무처럼 청렴한 사람을 골라야 한다.
인사권자가 일 잘하는 건 별로 쓸모가 없다. 일을 잘 맡기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물론 앞서 말한 오우는 이상에 그칠 수 있다. 그래도 냉정히 살피면 얻을 수도 있다.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다. 김 지사 스스로 무엇을 잘못했는지부터 까발려야 한다. 그게 도민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다. 진정성 있는 반성과 고백은 신뢰의 출발점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져야 날개를 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