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진천지역에서 유명가수 매니저를 사칭한 사기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진천군 광혜원 식당업주 A(여·40대)씨는 지난 15일 오후 2시께 유명가수 이모 씨 소속사 매니저를 사칭한 B씨로부터 휴대전화 한통을 받았다.
B씨는 "광혜원에서 가수 이씨의 촬영이 있다"며 "내일(16일) 30명분 저녁식사를 주문하려는데 가능하냐"고 문의했다.
A씨의 "가능하다"는 답변에 B씨는 "식사대금을 선결제해야 하니까 계산서를 먼저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즉시 계산서를 B씨에게 발송했다. B씨는 이튿날(16일) 오전 11시께 다시 전화를 걸어 "가수 이씨는 한 병에 500만 원짜리 고급와인만 마신다"며 "주류판매업체를 알려줄 테니 미리 주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주류판매업체 명함을 A씨에게 보냈다.
A씨가 주류판매업체에 전화로 문의하자 "500만 원짜리 고급와인을 1병에 250만 원으로 할인해주겠다"며 "지금 주문하면 바로 배송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씨는 주류판매업체에서 알려준 계좌번호로 고급와인 250만 원짜리 2병을 주문하면서 대금 500만 원을 송금했다.
문제는 그 다음 발생했다. 가수 이씨의 매니저를 사칭한 B씨는 고급와인 대금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한 듯 이날 오후 4시께 A씨에게 전화 문자메시지로 "오늘(16일) 가수 이씨의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며 "식사예약을 취소한다"고 알렸다.
A씨는 고급와인 주문취소와 함께 대금 환불요청을 위해 주류판매업체에 전화했으나 받지 않았다. 가수 매니저를 사칭한 B씨 역시 연락이 닿지 않았다.
또한 금융기관에 통장 지급정지 요청을 했지만 "경찰 협조공문이 있어야 출금을 정지할 수 있다"는 답변만 들었다.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한 A씨는 17일 새벽 1시께 112에 물품사기 혐의로 이들을 고소했다.
가수 이씨의 소속사 관계자는 "요즘 이 같은 사례를 확인하기 위한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며 "가수 이씨 매니저를 사칭하는 사기에 속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경찰은 A씨와 B씨, 주류판매업체가 주고받은 메시지를 바탕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진천 / 이종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