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공배수 개헌 논의부터 시작하자

2025.04.28 17:32:18

[충북일보] 8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두 번이나 추락했다. 국가를 이끌 준비도, 자질도, 덕성도 부족했다. 실천적 지혜 부재가 나은 나쁜 결말이다. 모두에게 비극이다. 부끄러울 뿐이다.

*** 1987체제는 이미 사망

모든 대통령은 당선되는 순간부터 변한다. 나와 겨룰 자 없는 것으로 착각한다. 국민 직접 투표로 선출됐다는 거대한 자부심 때문이다. 그 바람에 거대 프로젝트에 성급하게 몸을 던지기도 한다. 권력의 유혹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 등이 대표적이다. 결과는 대부분 참담했다. 성급한 폭주가 부른 화다.

이제 대통령 권력의 제왕적 행사는 불가능해야 한다. 절대 다수 국회와 대통령의 무한 대립도 없어야 한다. 1987년 체제는 지난해 12월 3일 밤 사망했다. 12·3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미 이후세계다. 외양간부터 고쳐 미래로 달려가야 한다. 개헌으로 정치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그래야 모든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 개헌 없이 정치가 발목만 잡는 6공의 패러다임으로는 어렵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개헌이 중요한 과제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승자독식 대통령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자꾸만 커지고 있다. 1987년 체제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은 너무 분명하다. 대한민국은 1987년 개헌 후 38년을 빠르게 달렸다. 비상계엄 한 번과 탄핵 두 번도 거쳤다. 권력을 분산하고 협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급변한 사회의 현실과 과제들도 담아야 한다. 국민들도 동의하고 있다. 낡고 오래된 헌법을 고쳐야 한다.

국가 권력에 대한 제어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결국 개헌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선 전 개헌은 불가능하다. 차선은 있다. 모든 출마 후보들이 개헌에 대한 입장을 내놓으면 된다. 자신이 생각하는 최선의 개헌 일정을 제시하면 된다. 후보들이 스스로 제시 못 한다면 시민사회가 나서야 한다. 의미 없이 시간에 떠밀려가선 안 된다. 시대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구태의 틀의 깨야 한다. 개헌은 빠를수록 좋다.

그러나 개헌은 쉽지 않다. 대선 전 개헌은 물 건너갔다. 각 정파가 합의하는 최소공배수 개헌을 우선해야 한다. 이견 없는 사안부터 원 포인트 개헌 작업이 합리적이다. 그래야 개헌의 국민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 국민들이 마지막 개헌 투표를 한 게 38년 전이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 후보 모두 수용 가능한 개헌안을 내놔야 한다. 개헌 논의 자체를 막아선 안 된다. 최소한 논의는 해봐야 답을 낼 수 있다.

*** 이번엔 반드시 성공해야

벚꽃의 시기에 찬비가 내리고 돌풍이 불었다. 함박눈이 쏟아지고 우박이 떨어졌다. 늦게 핀 벚꽃은 며칠 견디지 못하고 바로 졌다. 후두둑 떨어져 사라졌다. 매화·목련·진달래가 어우러진 꽃 대궐은 그저 잠시였다. 그 사이 윤석열 전 대통령은 파면됐다. 채 3년도 채우지 못하고 자리를 비웠다. 1주일 화려했다 사그라진 벚꽃과 너무도 닮았다. 이번에도 실패해선 안 된다.

개헌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다. 대선 후보들이 개헌을 최우선 과제의 공약으로 삼으면 된다. 그런 다음 대선 공간에서 현실적이고 의미 있는 논의를 이어가면 된다. 개헌의 원칙과 시간표를 제시하면 된다. 언제 어떤 내용으로 개헌할지 밝히면 된다. 보다 구속력 있게 공약하면 된다. 아무리 좋은 부뚜막의 소금이라도 제때 집어넣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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