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권한대행 출마론

2025.04.14 16:28:17

[충북일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출마론이 부상하고 있다. 지난 8일 트럼프와 전화 통화 이후 몸값이 치솟았다. 국민의힘의 구애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하필 지금이라 상식적이지 않다.

*** 대행이 할 일 따로 있다

국민의힘의 간절함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한 대행은 할 일이 따로 있다. 탄핵정국으로 초래된 국정 공백부터 무한책임으로 수습해야 한다. 조기대선을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한 대행이 대선 주자로 뛸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롯이 본인의 판단이다. 어느 정도 잠재력이 있는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큰 부담이다. 트럼프발 관세폭탄은 관세국난이다. 그런데 놓을 수(手)가 없다. 그렇다고 안 둘 수도 없다. 아직 시간이 조금 있다. 한 대행이 미리 준비해 답을 찾아내야 한다.

한 대행의 출마 여부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특정 정파의 정치적 성패나 득실 차원에서 다뤄질 문제도 아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본질적 책무가 대통령의 책무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사람이라면 다 그렇게 믿는다. 지금 할 일은 중립적 대선 관리와 국정 위기관리라고 인식한다. 보통사람들이 믿는 상식이다.

정치가 바라보고 가는 지향점이 상식이다. 특히 보수정당이 지향하는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국민에게 많은 빚을 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당선 후 고집만 부리다 파면됐다. 국민의힘은 여당 배지를 박탈당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제대로 된 반성문 하나 쓰지 않고 있다. 대화와 타협의 기본조차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

지금 국민의힘은 무슨 가치를 위해 가고 있나. 가치가 불분명하면 분명히 해야 한다. 위기에 처할 때마다 외관을 바꿔 위기를 극복하곤 했다. '합리적 보수' '따뜻한 보수'로 변신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진보적 보수'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대부분 그저 수사적 언사에 불과했다. 그저 페르소나 바꾸기에 그쳤다.

이래선 안 된다. 국민의힘이 제대로 가야 한다. 균형이 깨지면 사회 전체가 길을 잃을 수도 있다. 먼저 왜 이런 비참한 결과를 맞게 됐는지 성찰해야 한다. 바뀌지 않은 게 가장 커다란 이유일 수 있다. 상황이 변하면 가치도 변해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가치의 지향성을 잃게 된다. 결국 단순한 이해집단으로 전락이다. 국민의힘은 한 대행의 출마를 권유할 게 아니다. 보수의 가치를 시대에 맞게 재구성해야 한다. 더 이상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위기 이전보다 더 강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통렬한 반성과 참회만이 해답이다. 보수의 길은 언제나 국민 삶의 현장에 있다. 거기서 보수가 가야할 새 길을 찾아내면 된다.

*** 국민의힘은 초심으로

보수의 재구성이 중요하다. 그래야 앞으로 다가올 심판의 시간을 향한 역습에 성공할 수 있다. 한 대행 출마 권유는 구태의연하다. 한 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 임무를 다하면 된다. 국민의힘은 새 인물의 새 힘으로 다시 뛰어야 한다. 새로운 다짐으로 나서면 못 할 게 없다. 진정한 영웅은 쓰러져도 다시 일어난다. 국민의힘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 대행 추대보다 윤 전 대통령과 관계 정리가 먼저다. 혁신(革新)은 살가죽을 벗기는 거다. 개인 욕심을 그대로 두고 아프지 않게 가죽을 벗길 수는 없다. 당연히 아파야 한다. 대선에 실패할 경우 찾아올 곤경과 공포를 상상하면 답이 나온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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