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가경동 '도담생고기'

#한돈생삼겹 #목살 #구워주는고기 #참갈비 #한우육회비빔밥

2025.04.08 13:43:02

[충북일보] 숯불에 구운 고기는 맛이 다르다. 가스 불에 구울 때보다 두툼하게 썬 고기가 촉촉한 육즙과 은근한 숯 향을 가둔다. 특유의 맛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굽기에도 신경 써야 한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가장 맛있는 때를 금세 놓치기 때문이다. 맛있는 고기를 제대로 먹고 싶은 손님들을 위해 구워주는 고깃집이 늘었다. 하지만 모두가 만족을 주진 못한다. 서툰 실력으로 섣불리 구워주는 가게에서는 오히려 고기 맛이 떨어진다. 고기를 잘 아는 사람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적당하게 구워주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김현수 대표(오른쪽 두번째)와 도담생고기 직원들.

청주 가경동 골목에서 지난해 11월 문을 연 도담생고기는 이 부분을 자신 있게 강조한다. 김현수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 모두가 '고기 굽기의 달인'이라고 자부할 만큼 오랜 시간 연습했다. 손질 과정부터 함께 고민하고 작업한 이들은 자신들의 고기를 누구보다 잘 안다. 숙성으로 감칠맛을 끌어올린 한돈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먹기 좋게 손질하고 적당한 굽기로 구워 가장 맛있는 지점에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것이 도담생고기의 목표다.

직장 생활을 하던 현수 씨가 처음 도전했던 자영업은 프랜차이즈 카페였다. 어느 정도 갖춰진 방식을 기반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상권, 배달 시스템, 메뉴와 매장 운영 등을 파악한 뒤 자신만의 방식을 찾았다. 몇 년간 잘 운영한 가게는 시작할 때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믿을만한 직원에게 가게를 넘긴 후 다음 단계로 한 걸음 더 내디딘 것이 도담생고기다.
숙성한 고기 맛에 대한 확신이 고깃집을 시작할 수 있는 근거였다. 지인을 통해 맛본 120시간 숙성 한돈 생고기는 익숙하게 먹어온 돼지고기 맛과 차이가 있었다. 부드러운 육질이 촉촉하게 씹히면서도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어떻게 구워도 맛있는 고기였지만 두껍게 썰어 숯으로 구우니 가장 좋았다. 이미 많은 단골을 확보한 도담고기 정육점에서도 2~3차 선별을 거쳐 가져오는 고기다.

도담생고기에서 맛볼 수 있는 고기 부위는 4가지다.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삼겹살과 목살부터 갈비 덧장을 제거한 생갈비인 참갈비, 갈빗대 부분에 칼집을 넣어 부드러움을 더한 생뼈삼겹이다. 양념 고기가 없음에도 추가로 고기를 주문하는 손님이 많은 것은 부위마다 명확한 맛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오도독뼈 등 먹기 불편한 부분은 손질해 제거한 1인분은 200g 중량이 더욱 푸짐하게 느껴진다.

두꺼운 고기는 익히는 시간도 필요하다. 그런데도 지루함 없이 기다릴 수 있는 이유는 함께 나오는 서비스 고기 듬뿍 짜글이와 폭탄 계란찜 덕분이다. 갖은 채소와 특제 양념으로 끓인 짜글이는 서운하지 않게 가득 들어간 고기가 포인트다. 깊고 진한 맛이 우러난 짜글이를 맛본 손님들은 넓은 냄비를 다 비우고도 추가로 짜글이를 주문하곤 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한우육회비빔밥도 인기다. 고기를 먹기 전 입맛을 돋우기에도 좋고 마무리 식사로도 만족스러운 한 끼다.
ⓒ도담생고기 인스타그램
직접 만든 파김치나 콩나물 등 곁들임 반찬을 비롯해 다른 집에서 보기 힘든 사이드 메뉴도 여럿이다. 맛있는 파김치를 따라 자연스레 생긴 메뉴도 있다. '짜계치'로도 부르는 짜파게티계란치즈는 파김치와 함께 먹는 것으로 유명해 이곳에서 첫 파김치를 경험하는 어린이들도 있을 정도다. 새콤달콤하게 배합한 양념에 적당한 매운맛의 쫄면도 구운 돼지고기와 잘 어울리는 이색 메뉴로 고기 한 점씩 싸 먹기 좋다.

북적거리지 않게 널찍한 테이블 간격은 쾌적하게 고기를 즐길 수 있는 배경이다. 도담생고기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정성껏 숙성한 좋은 고기를 알맞게 손질하고 먹기 좋게 구워 대접하는 고깃집' 이다. 단순해 보이는 단어들 속에 빈틈없이 꼼꼼하게 계산된 시간과 솜씨가 야무지게 담겨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김희란 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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