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성패는 디테일에 달려있다

2021.08.29 16:31:29

박영균

충청북도자연과학교육원 총무부장

행정의 성패는 디테일(detail)에 달려있다. 디테일은 자세하고 빈틈없이 꼼꼼하다는 의미다. 지난 과거가 무조건 열심히 하면 되는 시대였다면, 미래는 '열심히'보다는 '잘'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그야말로 디테일이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다. 성공을 위해 우리에게 부족한 2%를 채우는 비결은 무엇일까? 비결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큰 관심 없이 대강 보아 넘기는 것에 숨어 있다. 이러한 비결을 찾기 위해서는 오히려 대중들의 관심과 시선에서 벗어나 있는 것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도 있다. 이 말도 문제점이나 불가사의한 요소가 세부사항 속에 숨어있다는 의미다. 즉, 어떤 것이 대충 보면 쉬워 보이지만 제대로 해내려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무언가를 할 때는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부사항이 중요하다는 의미의 '신은 디테일에 있다'는 표현에서 유래했다. '작은 자갈이 차를 뒤집는다'또는 '악마는 사소한 것들 속에 숨어 있다'는 속담과 같다.

공무원들이 행정을 할 때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꼼꼼하게 살펴 실행해야 한다. 모든 행정의 성패는 세부사항까지 신경 쓰는 '디테일'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톡톡 튀는 행정이라도 세세한 부문에서 주민의 욕구를 잘 읽어내야 성공할 수 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더 나은 국민의 삶을 위해 관행을 깨고, 한계를 뛰어넘어, 국민에게 다가서는 적극적인 디테일 행정이 절실하다. 예를 들어 정부 우수사례로 선정된 '농산물 꾸러미' 지원 사업이 있다. 이 사업의 창안 시행으로 피해농가, 소상공인, 학생들의 어려움을 해소했다. 똑 같은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공무원의 혁신적, 창의적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업무수행 자세가 획기적인 파급 효과를 불러온다.

국가, 단체, 회사 등 조직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일상의 작은 변화들을 세심하게 짚어내는 '디테일의 힘'이다. 일선 영업사원에서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중국의 왕중추(汪中求)는 자신의 경험서 '디테일의 힘' 서문에서 사소해 보이는 세심함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갈파하고 있다. 작은 차이가 조직을 살릴 수도, 망가뜨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화적 조직 융합도 추상적인 조치들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자잘하고 세심한 배려에서 출발한다고 주장했다. 공자께서도 말씀하셨다. '여러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며, 여러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이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거나 미워한다고 해서 그것을 무턱대고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은 착한 사람에게는 존중을 받지만, 그 일로 인해 손해를 입는 나쁜 사람들에게는 미움을 받기 때문이다. 결론은 디테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유능한 직원과 무능한 직원, 초일류기업과 도산하는 기업,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는 디테일(Detail)의 차이에서 오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개인, 기업, 국가차원의 경쟁력은 디테일에 의해 좌우된다. 명품은 디테일에 있다. 따라서 개인이나 기업, 국가나 단체가 작은 것에서부터 '대충주의'와 적당주의'를 근절하지 못한다면 성공은 영원히 남 얘기다. 실패한 사람과 기업, 실패한 정부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전략상의 실수도 있지만, 디테일한 부분을 간과한 것으로부터 오는 경우가 많다. 사실 전략상의 실수도 따지고 보면 디테일한 부분의 오류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들 중에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편법이나 단기간의 잔꾀로 성공한 예는 없다. 이처럼 디테일의 성공이 기업의 성공을 이끈다. 스티브잡스는 '극도의 디테일 추구'를 성공의 열쇠로 보았다. 그는 세밀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사람이다. 1984년 매킨토시 컴퓨터를 개발하여 발표할 때, 컴퓨터 내부의 메인보드까지 일일이 체크하여 보이지 않는 내부까지도 깔끔하고 아름다운 컴퓨터로 만들었다. 당시 그는 '위대한 목수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해서 장롱 뒷면에 질 나쁜 나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사소한 것 하나가 세계적인 기업을 만드는 초석이 된 것이다. 미래는 작고 사소한 것을 잘 챙기고 치사할 정도로 완벽한 마무리를 추구하는 디테일이 필수불가결의 요소다. 99번을 잘하고도 한번 잘못하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국민들은 완벽한 서비스를 원한다. 공무원은 적극적이고 디테일한 행정으로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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