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모든 인간은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인간은 사회 속에서 타인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간다. 상호작용 속에서 사회화가 되기도 하고 문화를 학습한다.
'거리두기'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느껴지는 간격두기로 보통 서로 마음을 트고 지낼 수 없다고 느끼는 감정을 말한다. 그래서 거리두기는 인간본성에 반한다. 인류는 언제나 서로에 의해 삶을 지탱해왔다. 이것은 지금까지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조건인 동시에 본성이기도 하다.
전쟁이나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은 인간관계 양상을 변화시킨다. 감염병으로부터 고귀한 인간의 생명을 지키고자 국가와 세계기구는 '거리두기' '격리'등의 조치를 강행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개인 또는 집단 간 접촉을 최소화하여 감염병의 전파를 감소시키는 공중보건학적 감염병 통제 관리 전략의 하나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목표는 감염이 걸린 사람과 감염되지 않은 사람 사이의 접촉 가능성을 감소시켜 질병의 전파를 늦추고 궁극적으로 사망률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이것은 코로나19를 저지하는데 매우 효율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인간고유한 특성을 고려할 때 인간 본성에 반하는 대책이다. 그러나 신종감염병 앞에서 우리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사회성을 포기하고 존립할 수 없는 존재이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사회적으로는 연결되어 있지만 물리적으로만 거리를 두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표현 대신 '물리적 거리두기'라는 표현을 권장하고 있다.
2013년에 개봉된 장혁과 수애 주연의 영화 '감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바이러스의 감염 공포를 다룬 작품이다.유례 없는 최악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에 발병하고, 이에 정부는 전 세계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재난사태를 발령, 급기야 도시 폐쇄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린다. 피할 새도 없이 격리된 사람들은 일대혼란에 휩싸이게 되고, 대재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목숨 건 사투가 시작된다.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가치에 대한 묵직한 물음을 던진 영화다. 지금도 감염병 전문의사인 수애(인해 역)가 "감기.. 너 나 못이겨"라고 한 대사와 차인표(대통령 역)가 "국민여러분. 저희는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여러분을 포기하지 않습니다."라고 한 명대사가 기억난다. 나는 영화 '감기'가 대재난 시 '국가란 무엇인가?'와 '공무원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어떻게 임해야 하는가?'를 확실하게 보여준 영화라 평가한다.
정부는 지난 3월 22일부터 5월 5일까지 45일간 '사회적 거리두기'대책을 정부 역량을 총 동원하여 강력하게 시행했다. 5월 6일부터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여 시행하고 있다. '생활 속 거리두기'는 우리 사회가 제한적 범위에서나마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최소한의 조치다. 생활 속 거리두기 정착으로 튼튼한 방역이 뒷받침돼야만 우리 아이들의 등교 수업도, 경제 활성화도 가능하다. 생활 속 물리적 거리는 두고, 우리 마음속 소통의 거리는 두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