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달
배문석
영등포예술인총연합회
수석부이사장
허물을 벗는다
세상에서 더럽혀진 껍데기
때 낀 행적을 여울에 헹군다
겨울 지나 다시 봄처럼
살결보다 더 깊은 곳을 씻는 거다
정결해진 붓을 들고
하늘을 길어다 달을 심고
가끔은 낮에도 머물며 그리워하는
하얗고 조각난 달을 그려넣는다
붓질 한 번에 바람이 일고
묘법 몇 번에
산이 옷 입는 소리
강물이 치마 헹구는 소리
치마 끝단에 올려진 달 뜨는 소리
몰골법 번짐이 하늘을 채우고도 한 아름 더 남는
하늘의 달 하나
붓 끝에 이는 바람에 실려간다
하늘로 하늘로 오르다보면
까마득한 세상 달이
바람처럼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