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사회적 빈곤층에게 국가가 생계, 주거, 교육, 의료 등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공공부조서비스다.
1961년부터 시행된 생활보호제도에 '자활·근로 참여'를 생계비 지급 조건으로 추가, 2000년 10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수급비는 소득인정액(소득평가액+재산의 소득환산액)에 따라 정해진다. 이 소득인정액이 당해 연도 최저생계비보다 적어야 한다. 또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있더라도 부양능력이 없거나 부양을 받을 수 없으면 수급자로 인정된다.
올해 10월 현재 청주지역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8천816가구, 1만3천834명(복지시설 생활수급자 제외).
이들은 매월 최저생계비에서 소득인정액을 뺀 나머지를 지원받는다. 소득이 전혀 없으면 최저생계비(올해 4인 가구 기준 154만6천399원) 전액을 받는다.
이 중 의료비와 교육비 등은 현물로, 주민세·전화요금 등은 다른 법을 통해 지원된다. 이를 뺀 지원금이 '현금급여'다.
소득이 전혀 없을 때 최고 현금급여액은 올해 기준 1인 가구 46만8천453원, 2인 가구 79만7천636원, 3인 가구 103만1천862원, 4인 가구 126만6천89원이다.
청주시 흥덕구 수곡2동에는 인간으로서 삶에 필요한 최소한만 보장받는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세대가 1천374가구, 1천868명이나 된다. 수곡2동 전체 가구의 19.5%를 차지한다. 청주시 30개 동(洞) 기초생활보장수급세대 중 수곡2동이 차지하는 비율도 15.3%에 달한다.
특히 산남주공2단지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도내 최대 영구임대아파트 밀집 단지로서 무려 1천259가구가 살고 있다. 전용면적기준 39.85㎡(11평, 8개동)~43.92㎡(13평, 1개동)의 작은 집에 230여만원의 보증금, 월 임대료 4만8천여원을 내는 조건이다.
일반적으로 극빈층이라 하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을 일컫는데, 산남주공2단지에 각각 1천259가구와 111가구가 밀집돼 있다. 전체 1천985가구의 69%를 차지한다. 나머지 일반 입주민들의 삶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청주복지재단과 청주시정신건강증진센터, 산남종합사회복지관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산남주공2단지의 복지체감도를 조사·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들의 생활고가 얼마나 심각한 지 가늠할 수 있다.
먼저 한 달 소득 수준은 30만원 이하가 전체 가구의 21.6%를 차지했다. 30만원~50만원 이하가 12.6%, 50~100만원 이하가 17.6%로 뒤를 이었다.
한 달 지출은 50만원 이하가 63.2%, 50~100만원 이하가 26%로 집계됐다. 월 100만원을 넘게 쓰는 가구는 제로에 가까웠다.
생활비 세부 지출내역(복수응답)을 보면 쌀·반찬 등 식료품 구입이 70.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주택 및 주거비용도 66.6%로 높게 나타났다. 3위가 병원비(43.2%)인데 그만큼 장기적 치료를 요하는 65세 이상 노인(전체 가구의 40.3%)과 장애인(40.7%)이 많다는 뜻이다.
산남주공2단지 입주민들의 생활여건은 50대 이상보다 이하가 더 나쁘다. 부양해야 할 자녀들이 있기 때문이다.
50대 이하 응답자 중 '본인이나 가족이 끼니를 거른 적이 있다'가 14.9%, '두 달 이상 집세가 밀린 적이 있다'가 41.6%,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돈을 빌린 적이 있다'가 48.2%, '자녀의 공교육비를 한 달 이상 주지 못한 적이 있다'가 15.7%로 각각 집계됐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던져준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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