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지 닷새가 지났다. 의욕적인 모습이다. 그래도 순서는 있어야 한다. 상처받은 민심부터 보듬고 치료해야 한다. 분열된 사회를 꿰매야 한다. 멈춰버린 개혁의 시계도 되돌려야 한다. 할 일이 참 많다.
*** 바른 길이면 어디든 가야
새 시대다. 새로워야 한다. 참으로 오랫동안 진흙탕이었다. 이제는 행복하고 살맛나는 세상이어야 한다. 국민들의 공통된 소망은 태평성대(太平聖代)다.
국민통합과 협치가 절실하다. 정치를 잘해야 나라가 안정된다. 국민들이 아무 걱정 없이 평안하게 살 수 있다. 그게 태평성대의 세상이다. 온 국민이 한 결 같이 바라는 염원이다. 국민들의 등이 따뜻하고 배가 불러야 한다. 그게 최고의 정치다.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 대통령에겐 더 요구되는 최우선 덕목이다.
이 대통령이 21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새 시대가 열렸다. 시대적 요구와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삶은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다. 두 갈래, 세 갈래 길에서 고독한 결정을 해야 한다. 때론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해 걸어야 한다. 그 결정이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말한다. 그의 시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에서 길을 얘기한다. 시인은 숲속에 있는 두 갈래 길 중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한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게 달라졌다고 고백한다. 두 길을 모두 선택할 수 없어 아쉬웠다고 말한다. 하나를 선택하는 건 다른 하나를 포기하는 일이다. 그래서 어렵다.
누구나 좀 더 나은 길로 가기 위해 고민하고 결정한다. 하지만 선택은 언제나 미련과 후회를 남긴다. 이 대통령에겐 지금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철저하게 체질을 개선하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반대다. 방만하게 포퓰리즘으로 가는 선택이다. 전자는 나라를 살리는 길이고, 후자는 나라를 망치는 길이다.
앞이 캄캄하다. 가장 좋은 선택은 뭘까. 답은 이미 나와 있다. 길은 찾는 게 아니라 만들어 나가는 거다. 누구도 두 길을 동시에 걸을 순 없다. 길이란 결국 자신이 선택한 대로 만들어진다. 이 대통령에게 역발상이 필요하다. 다양한 성공기업 사례에서 보듯 어려움은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 난세에 영웅이 나는 법이다. 살아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자신의 의지다. 옳다고 생각한 길이라면 무소의 뿔처럼 당당히 가면 된다. 대통령이 가면 곧 국가의 길이 된다. 옳고 바른 길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어야 한다.
*** 무소의 뿔처럼 당당해야
대한민국이 발전과 퇴보의 갈림길에 놓였다. 대통령의 시간은 오직 국민을 위해 쓰여야 한다. 대통령이 잘못된 길을 선택하면 국민은 그만큼 어렵다. 직물에도 실이 가는 길이 있다. 실이 가는 길에 따라 직물의 생김새와 모양이 달라진다. 대통령은 지지층에서 출발해 국민 전체로 나아가야 한다. 대통령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라가 바뀐다.
현군(賢君)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직언(直言)을 싫어한다. 귀에 거슬리는 간언을 멀리한다. 간신의 달콤한 세치 혀에 휘둘리기 일쑤다. 끝내 혼군(昏君)으로 전락하고 만다. 간신을 이기지 못해 비극을 겪는다. 이 대통령은 그러지 말아야 한다. 소리에 놀라지 않고 그물에 걸리지 않을 수 있어야한다. 이 대통령이 무소의 뿔처럼 당당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