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지사는 취임 1년 동안 가장 말이 많았던 분야가 바로 인사다.
이 지사는 그간 '친서민과 소통'을 통한 도정 운영을 키워드로 내걸고 발로 뛰며 조직변화를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자민 이 지사 취임 이후 단행된 5차례의 정기·수시 인사를 앞두고 억측이 난무했다.
취임 초 '살생부' 존재 여부를 놓고 도청 안팎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불거져 나오면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인사·조직 라인을 전임 지사의 우호세력 규정, 이 지사 취임 이후 인사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다.
취임초 전임 지사와의 대결구도로 까지 해석되면서 도청 공무원들이 단체장 눈치 보기에만 급급했으며, 확인되지 않은 말들을 만들어 냈다.
이 지사는 취임 후인 지난해 8월, 정무부지사 인선 과정에서 통상적인 보직서열을 벗어나 김종록 도의회 사무처장을 승진·임명했다. 김 정무부지사는 당시 우병수 정책관리실장의 해군사관학교 1년 후배로 공직에서도 우 실장의 보직경로를 뒤따르다 인선 과정에서 선배를 앞질렀다.
당시 도청 내 고위직에 포진돼 있는 사관학교 출신들을 '퇴출'시키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당시 우 실장은 도 산하 기관인 충북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본부장으로 임용됐다.
지난해 7월, 첫 정기인사에서 인사·조직 라인 교체 인사가 단행됐다. 이 때 살생부에 따른 보복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이 때 김광중 자치행정과장이 첨단의료복합단지기획단 총괄기획과장으로 보내졌다.
당시 김광중 과장의 보직경로에 대해 좌천인사라는 평가가 내려졌다. 하지만 2달여 만에 3급(부이시관)으로 승진, 현재 민선5기의 비전인 바이오밸리추진단장을 맡고 있다. 바이오밸리추진단은 이 지사가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오송바이오밸리사업을 총괄 지휘하는 곳이다.
당시 이승우 정책기획관을 충주부시장(부이사관)으로, 김진형 총무과장을 청원군 부군수로 임명한 것도 일반적인 보직경로로 봤을 때 영전인사에 속한다.
이 부시장은 당시 부단체장의 경력이 없었던 상태였고, 김 부군수도 부단체장으로 나가야할 1순위 대상이었다. 이범석 공보관(4급)도 3급으로 승진, 정책기획관으로 임명한 뒤 중앙부처와의 인사교류 차원에서 행정안전부로 전출시켰다.
이후 단행된 수시·정기인사에서도 연공서열과 일 잘하는 사람을 전진 배치하는 것을 최우선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시종 지사 취임 초에 나돌았던 살생부에 따른 보복인사설의 실체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오히려 민선4기 핵심브레인을 모두 포용하며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도 산하 기관단체에 측근 인사 임용과 인력감축을 토대로 한 대대적인 조직개편 단행으로 승진요인 감소에 따른 도청 공무원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된 것은 분명하다.
민선5기 들어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충북도와 산하 기관에 자리를 차지했다.
어느 때는 공모라는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서, 또 어느 때는 잘 모르게 조용히 들어왔다.
지역 사회의 평가는 엇갈렸다. 초반 새로운 도정을 펴기 위해 능력 있는 인물을 등용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능력과 동떨어진 학연·지연·선거 캠프 중심 인사가 이어지자 급기야 지역 사회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제대로 된 검증 없이 들어온 일부 인사들은 '낙하산·정실인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 지사는 취임 이후 선거캠프 인사들을 대거 충북도와 산하 기관에 배치 시켰다. 선거 참모였던 백상진 대외협력관, 김문종 정책보좌관, 이영규 비서관, 황명구 복지보좌관 등은 도에서 활동 중에 있다.
김지학 충북미래관장과 주재선 청주산단관리공단 전무, 김현상 오창산단관리공단 전무, 임헌택 충북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박종천 충북인재양성재단 사무국장, 허철 충북체육회 팀장 등은 인수위원과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이다.
억울한 사람도 있겠지만 이들 임명에 앞서 검증시스템과 제동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 장인수기자